순천대·순천시 공모 불참 통보 불구 용역 착수 발표
6월까지 용역기관 선정…10월 대학 선정 정부에 추천
정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하면 추진”
전남도가 순천시·순천대의 공모 불참 통보에도 불구하고 국립 의대 설립 대학 선정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전남의 오랜 숙원이자 도민들의 바람인 ‘국립 의대 설립’을 흔들림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순천시·순천대의 참여를 끝까지 기다리면서도 재공모까지 참여를 거부할 경우, 절차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전남도는 23일 정부의 ‘전남 국립의대 신설 추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남 국립의대 정부 추천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에 해당 대학을 선정해 추천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전남도는 6월까지 용역기관을 선정하고 목포대와 순천대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10월 말까지 대학을 선정, 정부에 추천할 계획이다.
용역기관이 선정된 이후에는 용역기관이 주도해 설립방식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설립방식을 선정한다. 이어 사전심사위원회가 구성돼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위원을 선정하면 평가심사위원회를 통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최종 선정하게 된다. 전남도는 추천 대학을 선정하기까지 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립방식선정위원회는 도민 건강권과 도내 지역의료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합리적 의대 설립 방식을 선정하는데, 미선정 지역에 대한 보완 의료 대책도 함께 마련한다.
사전심사위원회는 애초 제시된 바 있는 ▲지역 내 의료체계 완결성 ▲도민 건강권 ▲지역 상생발전 ▲공정·객관·전문성 확보 등 원칙을 기준으로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한다. 평가심사위원회는 대학에서 접수된 제안서를 토대로 지역·대학 여건, 도민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반영해 대학을 선정한다.
전남도는 용역비로 예산 1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남도는 특히 공모 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순천대와 순천시를 대상으로 “무한 인내하며 설득하겠다”면서도 공모 거부 의사를 끝내 굽히지 않을 경우에도 용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방계약법 절차를 준수해 특정 대학이 공모에 불참하면 공모를 한 번 더하고 (그래도 공모에 응하지 않으면) 절차대로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관규 순천시장이 “전남에 있는 국립대 양 대학(순천대·목포대) 중 한 대학만을(목포대) 신청받아 진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무효이고 정치적으로도 무효”라고 한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명 부지사는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통령 말씀과 총리 담화대로 추진해달라’는 말씀은 전남도가 진행하는 공모에 대한 법적 권한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노 시장의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전남도에 공모를 추진하라는 법적 권한을 준 적이 없다”는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모양새다.
대통령 발언이 곧바로 후속 조치에 따라 정책 수립으로 이어지고 법으로 만들어지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사실상 윤 대통령의 ‘전남권 의대 설립 추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순천대·순천시의 반발은 대통령 발언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전남도 안팎의 분석이다.
강영구 전남도 자치행정국장도 공모에 대한 법적 근거로 지역보건법과 보건의료기본법을 들어 “정부의 요청에 의하면 (전남도가)의대 공모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모든 과정을 공평무사하게 처리하고 어느 대학이 선정되더라도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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