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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희기자

“동네 목욕탕의 ‘따뜻한 문화’ 전하고 싶어요”

by 광주일보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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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목욕탕 기록으로 남기는 목지수 싸이트브랜딩 대표
‘로컬 브랜딩 시대’ 지역 콘텐츠, 외부와 교류해야
잡지 ‘집앞 목욕탕’ 발행…국제세미나도 계획 중

목지수 대표가 발행하는 잡지 ‘집앞목욕탕’ 표지.

도시 브랜딩,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치는 도시를 디자인하고 브랜드화해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도시브랜딩으로 사라져가는 지역의 목욕탕을 기록하는 곳이 있다. 부산의 도시브랜딩 회사 싸이트브랜딩을 운영하는 목지수<사진> 대표는 사내 프로젝트 매끈목욕연구소를 창립해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발행하고 있다. 23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로컬 브랜딩의 시대가 열린다-동네 목욕탕으로 지역 브랜딩하기’ 강연에서 목 대표를 만났다.

이날 오전에도 광주의 한 목욕탕을 이용했다는 그는 “지역의 콘텐츠는 그 지역만의 공간으로 있는 게 아니라 외부와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로컬 브랜딩에 있어 재발견, 재구성, 재정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 대표는 2008년 어릴 적 살던 부산의 동네를 찾았다가 도심 곳곳에 높이 솟아있던 목욕탕 굴뚝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왜 사라질까’하는 궁금증 하나로 목욕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목욕탕, 이발소는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이었죠. 카페가 생기고 온라인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그 역할이 사라졌지만 그냥 이대로 없어져도 될까 싶었어요. 모든 목욕탕들이 2~30년째 예전 모습 그대로인데, 변화를 만들 수는 없나하는 의문도 생겼고요.”

15년 째 목욕탕을 기록하는 목 대표는 부산의 목욕탕을 수없이 다니며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처음에는 잡상인 취급도 받았다. 8년 정도 지나야 목욕탕 하나를 기록할 정도로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사우나와 친해질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광고대행사 PD로 일하며 사우나에서 눈을 붙이고 출근한 적이 많았다며 목 대표에게 목욕탕은 안식을 주는 공간이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부산의 금샘탕, 녹수탕, 봉래탕 등 독특함이 담긴 목욕탕과 일본 도쿄를 취재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폐업 직전 목욕탕을 인수해 과감히 탈바꿈시키고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곳, 음악이 있는 목욕탕 사례를 들려주며 본질에 충실하고 고객 지향적인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목욕탕을 운영하는 대표의 생각과 철학이 분명한 곳을 기록해 지난해부터는 1년에 10권씩 잡지를 발행한다.

“목욕탕은 단지 몸을 씻는 공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나 안부를 묻고, 지역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가장 그 지역답게 목욕탕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안온한 공간이듯 일상을 매끄럽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어요. 나를 잘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지역 저마다 사회적 생태계가 있고 갑자기 사라지는 가게, 불쑥 생겨나는 공간이 있다고 설명한 그는 사라지는 공간에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끌어들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끈목욕연구소는 동네 목욕탕의 ‘따뜻한 문화’에 주목한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잡지 발간과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끈목욕연구소는 굿즈와 캐릭터를 개발, 목욕탕에서 북토크 등 클래스를 운영하고 팝업스토어를 열어 2030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매개를 만들어가며 활동반경이 넓어졌고 최근 해외에서도 목욕탕 잡지를 흥미롭게 보여 곧 국제세미나도 할 계획이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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