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랩’ 프로젝트…‘킹잼 광주 두들쟁이들’ 4명참여
20개 벽화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외벽에…연구, 답사 등 진행하며 제작
도시에는 다양한 공간들이 존재한다. 무채색 또는 천편일률적인 회색의 공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세히 찾아보면 새로운 옷(벽화)으로 갈아입고 산뜻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기다리는 공간도 있다. 이밖에 다양한 식생들로 이루어진 푸른 숲은 힐링과 여유, 생태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우기도 한다.
광주의 젊은 청춘들이 일상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는 벽화를 그려 눈길을 끈다.
특히 빛고을아트스페이스 건물 외벽에 ‘예술’을 주제로 구현된 벽화는 신선하면서도 이채롭다. 광주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창의예술교육랩’(창의랩) 일환으로 기획됐다. 창의랩은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민들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벽화가 그려진 곳은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외벽 20곳. 참여팀 명칭은 ‘킹잼 광주 두들쟁이들’로 강희정 문화예술기획자가 랩장을 맡았다. 여기에 김선영 연구원, 김인영 공예 강사, 송명종 대학원생이 힘을 보탰다.
강희정 랩장은 “팀 명칭은 낙서하는 사람을 뜻하는 ‘두들러’에서 따온 이름”이라며 “벽화를 토대로 한 것은 단순히 작품만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호작용하자는 의미가 투영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두들쟁이들은 노잼으로 인식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거리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을 펼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벽화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답사를 했던 기억은 의미있는 시간으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두들쟁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벽화와 그래피티라는 장르 개념부터 공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그림을 부착하는 것이 다양성과 작품성 있는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이 동명동을 비롯해 계림동, 임동, 예술의 거리, 펭귄마을 벽화거리를 답사했다. 또한 1세대 그래피티 작가 닌볼트(지성진)를 만나 의견수렴을 했으며 지역 외 타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서울 이화마을, 경희대, 북촌 등 벽화마을을 찾아가 골목 분위기, 주민 반응 등도 종합적으로 파악했다.
벽화 제작 장소인 빛고을아트스페이스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건물이다. 지난 1981년 건립됐으며 주변 암반과 자연지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2층 모모홀, 5층 소공연장, 대강당 등은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서환희 문화예술교육팀장은 “창의랩은 경계없는 상상과 실험, 예술이 광주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등을 모토로 진행됐다”며 “문화예술 교육 연구 및 실험 등을 매개로 광주형 문화예술교육 창의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입구의 QR코드를 찍으면 지도에 부여된 번호에 따라 각각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며 “이번 작업으로 붉은 벽돌의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는 색다른 예술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색적이며 재기 발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2층으로 향하는 야외 계단에 부착된 ‘유려한 자유’는 마치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느낌을 환기하고, 2층 야외테라스의 ‘재발견’은 5개의 의자 모형을 구현해 누구나 편하게 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각각의 벽화들은 올해 말까지 포토존으로 활용된 뒤 철거될 예정이다.
한편 ‘창의랩’은 ‘도시로 예술하기-예술이 광주를 바꿀 수 있을까?’를 주제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광주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공모에 지난 2022~203년 선정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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