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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고립된 삶’ 위험한데…도움 요청도 못하고 속앓이만

by 광주일보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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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고독사 예방 전수조사 동행해보니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지만
창피해서 병원에도 못 가요”
어렵게 마음 열고 고충 호소
“왜 조사 대상이냐” 불쾌감도
50대 이상 1인 가구·차상위 등
북구, 6월 28일까지 조사

23일 광주시 북구 삼각동의 한 아파트에서 삼각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고독사 위험가구를 찾아 안부를 묻고 있다.

“혼자 살다보니 우울해지고 점점 더 밖으로 나가는게 힘들어 지네….”

위기가구로 분류된 광주시 북구 삼각동의 사회적 고립 1인 가구인 중장년의 하소연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니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광주시 북구 삼각동 행정복지센터 소속 ‘맞춤형 복지팀’(복지팀)과 동행한 ‘고독사 예방 전수조사 현장’에서는 1인 가구의 고충을 엿볼 수 있었다.

광주시 5개 지자체는 총선 이후부터 6월 28일까지 본격적인 고독사 예방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동 행정복지센터는 50대 이상 1인 가구이자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의 집을 직접 방문해 위험 수준을 살핀다.

몸이 좋지 않아 일을 할 수도, 오랫동안 서있을 수도 없는 이들은 복지팀을 반갑게 맞이하기도 하고 매몰차게 외면하기도 했다.

오전 9시 삼각동의 한 아파트를 찾은 복지팀은 첫 만남부터 허탕을 쳤다. 전날 만나기로 약속한 서모(여·75)씨 집의 벨을 아무리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서씨와 10분 여만에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이미 병원에 가 있었다. 이들은 추후 방문을 알리는 스티커만 현관문에 붙이고 집 밖을 나섰다.

통장에 의해 위기가구로 분류된 오모(57)씨는 혼자 사는 데다 체납된 관리비도 많고 건강도 좋지 않아 고독사 위험이 적지 않았다.

복지팀이 오씨에게 처음 연락했을 당시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쉽게 열어주지 않았다. 수차례 문을 두드리자 겨우 응답을 한 오씨는 가족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않던 “힘들다”는 말을 직원들에게 어렵사리 털어놨다.

자신의 일상에 타인이 개입하는 것을 꺼렸지만 이날은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에도 선뜻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폐지 수집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김모(여·65)씨는 7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집에서 매트리스 하나에 의지하며 지내고 있었다. 곰팡이 가득한 천장도 눈에 띄었다. 한평 남짓한 공간에 세탁기와 주방기구가 한데 있어 음식을 해먹기에도 열악했다.

“몸이 좋지 않아 최근 10㎏이 빠졌다”는 김씨는 직원들의 방문에 전날부터 기다렸다며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김씨가 보따리 풀듯 털어놓는 애로사항을 듣고 적었다.

김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 사업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독사 실태조사를 하는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화로 사전 약속을 하지만 보이스피싱으로 오해해 전화를 안받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날 만난 송모(여·81)씨도 약속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매정하게 내치는 일도 허다하다. 가정방문 약속을 위해 전화하면 ‘와서 뭐 하려고 그러냐’며 적대감을 보이는 건 기본이고, 공무원은 무엇이든 해결해줄거라 생각해 불가능한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보채기도 한다는 것이다.

무허가 건물을 허가 내달라거나 집 청소를 해달라고 한 뒤 물건이 없어졌다며 도둑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고독사 전수조사 대상이라는 사실에 불쾌감을 느끼고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노년층보다 접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정진영 삼각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주무관은 “가장 중요한 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현장에서 보고 파악할 수 있는 통장과 관리소장 등 이웃의 관심과 참여”라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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