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가장 빠른 KTX-청룡열차 타보니
3분32초만에 시속 300㎞…송정~용산 1시간39분
KTX-산천보다 136석 늘어난 515석…가격 동일
다리 뻗어도 앞좌석 민폐 없고 좌석마다 창문 있어
“더 빨라 지고 시설은 좋아졌지만, 주말에는 이용할 수 없으니 아쉽네요.”
25일 오전 9시 20분 광주시 광산구 광주 송정역 9번 승강장은 기대감에 가득찬 시민들로 가득했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KTX-청룡’(청룡)의 시승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지역민 330여명이 출발이 한시간여 남았지만 설렘을 안고 역사를 찾은 탓이다.
파란색 열차 앞으로 삼삼오오 모인 승객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바빳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온 부모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열차”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들뜬 표정의 어린 아이들은 열차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시승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타지역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수원에서 아들 장성제(10)군과 시승을 하기 위해 열차에 오른 성해진(여·45)씨는 “아이에게 인상깊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 현장체험학습을 하러왔다”며 “아이가 좋아해서 마음이 좋다”고 웃었다.
동력분산식으로 개발된 청룡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행되는 고속철도 중 가장 빠르다.
기존 호남선을 달리던 KTX-산천(산천)은 최고속도가 시속 300㎞이었지만 청룡은 320㎞로 운행 가능하다. 청룡은 시속 300㎞까지 도달하는 데도 3분 31초가 걸린다. 기존(KTX-산천, 이하 산천)에 비해 1분 44초가 줄었다.
좌석수도 515석으로 산천(379석)에 비해 35% 늘었다. 청룡을 타고 광주송정에서 출발해 용산까지 1시간 39분 걸린다. 산천을 타는 경우(1시간 50분 소요)보다 11분 밖에 줄지 않아 아쉬울 수 있지만, 철로 환경이 개선되면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10시께 승강문이 열리고 발판이 내려오자 승객들은 재빨리 탑승했다. 탑승한 승객들은 차량이 더 넓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좌석 공간(106㎜→126㎜)과 객실 통로(450㎜→604㎜)가 더 넓어졌다. 창문 역시 좌석 1개 당 1개로 구성돼 개인별 창문을 여닫기 용이해졌고 사생활 보호 문제도 개선됐다. 우등실의 경우 모니터도 기존 19인치에서 21.5인치로 커졌다.
또 청룡은 흡음재를 보강해 소음 문제도 개선해 실내도 더 조용해 졌다.
그럼에도 비용은 기존과 동일하다.
경기도 화성에서 시승을 위해 찾은 김윤수(20)씨는 “평소 산천을 자주 타는데 청룡은 개방감이 더 있고 폭도 넓어 좋다”며 “국내에서 가장 빠른데다 안정감도 있어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승객들을 위한 이벤트도 열렸다.
열차 여행에서 카트에서 팔던 사이다와 삶은 계란의 향수를 되살리기 위해 승객들에게 쫀드기와 사이다 등 주전부리를 제공했다. 또 가장 멀리서 온 승객, 어린 아이 등에게 KTX 20주년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새벽 4시 30분부터 파주에서 찾온 김진려(여·60)씨와 친구 김정현(여·68)씨는 “직장을 하루 쉬고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왔다. 가장 멀리서 온 승객으로 꼽혀 선물도 받았다”며 “어젯밤부터 열차 시승식에 대한 기대로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조용하고 쾌적해 정식 운행에서도 좋은 반응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승객들은 호남선에서 주말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청룡은 주중에는 호남선과 경부선(서울-대전-동대구-부산) 모두 하루에 2차례 운행한다. 하지만 주말에는 경부선만 운행한다.
코레일 측은 “경부선의 경우 KTX 이용률로 봤을 때 115.7%였고 호남선은 99.1%라는 점에서 경부선에 2차례 편성했다”며 “2027년까지 17편성을 추가 도입해 고속철도 신규 노선 건설에 맞춰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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