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로 문화예술 시장이 얼어붙었다. 미술 분야 역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예외인 작가가 있다. 서양화가 문형태(45)작가. 조선대를 졸업한 뒤 줄곧 서울에서 활동해온 문 작가는 컬렉터와 일반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문형태 작가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갤러리 MUE에서 오는 8월2일까지 열린다. 지난 6월 3일 개막한 전시에는 최근작 40여점이 나왔고 작품 대부분이 주인을 찾아갔다.
‘함께하다’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초대전은 지금까지 국내외 갤러리와 아트페어에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관심을 모아온 문 작가와 갤러리 MUE의 첫 콜라보다. 문 작가의 작품은 친숙한 소재로, 편안하게 다가온다. 마치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동화처럼 느껴지는 작품들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일상이 주는 행복과 일상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문 작가를 초청한 이자영 관장은 “작품 주제가 가족 등 ‘관계’를 다루고 있어 쉽게 교감이 되는 게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단순히 유화나 아크릴 물감 뿐 아니라 자신만의 색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원료들이 작품에 깊이감을 부여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회전목마(Merrygoround)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유쾌한 표정,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가족의 모습 등 화사한 색채 속에 거친 드로잉과 왜곡된 형태로 드러나는 천진난만한 인물들의 모습은 흥미롭다. 일상에 풍성한 상상의 내러티브가 더해지고 단순하게 묘사된 익살맞은 인물들이 등장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삶의 소소한 재미를 보여주며 관람객등를 미소짓게 한다.
뾰족구두와 정장, 동물과 자연, 자동차, 화분, 소녀와 어린이 등 저마다 이야기를 지닌 대상이 어우러진 작품은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공감개를 형성해간다. “관람객들이 궁금한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림을 보는 각자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
문 작가의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건 강렬하고 독특한 색감과 질감이다. 황토를 섞은 물을 캔버스에 펴 바른 후 흙물이 든 화폭에 유화물감을 겹겹이 올려 색을 칠한 그의 작품은 흙이 지닌 노란톤과 다채로운 색이 만나 마치 바랜듯한 특유의 색감을 만들어내고 작품 속에 따뜻한 기운을 전한다. 인간 군상을 단순화한 형태로 묘사하면서도 붉고 푸른색을 적절히 섞어 강렬함을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해남 출신인 문 작가는 조선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후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그림 뿐 아니라 영화·뮤직비디오 소품 제작 등 복합 장르에서도 활동중이며 2011년에는 LA 아트쇼 ‘Emerging artist prize’를 수상했다.
광주 출신인 이자영 관장은 “기회가 닿으면 문 작가의 작품을 광주에서도 소개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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