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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김지연 외 5명
출판사 문학동네가 펴내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소설 애호가들이 매년 기다리는 책이다. 지난 2010년 제정된 젊은작가상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십 년이 넘지 않은 작가들이 한 해동안 발표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지금까지 이 상을 통해 소개된 작가는 62명. 젊은 작가들의 도전과 패기 넘치는 작품은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2024년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나왔다. 수상작은 계간지 ‘문학동네’ 계간평 코너를 맡은 이소, 박서양 평론가 등이 검토한 스무편의 작품을 놓고 소설가 김인숙·배명훈, 평론가 황정연 등 5명의 심사위원이 최종 선정했다. 수상작가 7명 가운데 공현진·김기태·김남숙·성해나·전지영 등 5명은 올해 처음 선정됐으며 김지연은 세번째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들은 타인과의 단절, 청년 세대의 현실, 인간의 폭력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대상작은 2021년부터 꾸준히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김멜라의 ‘이응 이응’이다. ‘제 꿈 꾸세요’ 등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 김멜라 특유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응 이응’은 성적 욕망을 해소해주는 기계가 발명된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 제목에 등장하는 ‘이응’은 2차 성징이 지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둥근 모양의 기계로, 원하는 사람은 그 안에 들어가 성욕을 충족할 수 있다.
소설가 최은미는 이 작품에 대해 “여전히 김멜라의 고안과 발명들로 반짝이면서도 그간의 어느 작품보다 그리움과 상실의 정서들로 감정과 감각을 흔들어 놓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는 수영 센터 강습반에서 꼴찌를 도맡아하는 곽주호와 문희주가 등장한다. 자주 아득해질 수밖에 없는 삶 속에 놓인 희주와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다정함의 소유자 주호는 서로를 바라보며 천천히 수영을 함께 배워나간다. 해설을 쓴 이소 평론가의 말처럼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은 냉소나 허무에 가닿는 대신, “끝까지 최대한 살아볼 수밖에 없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이어져 따뜻하다.
김지연의 ‘반려빚’은 전 애인과 동거하면서 생긴 1억6000만원의 빚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사랑이나 연대의 쓰라린 기억 다음에 오는”(배명훈) 것들에 대해 들려주며 김기태의 ‘보편 교양’은 고전읽기 수업을 맡은 교사 ‘곽’이 어느날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밖에 박수무당 등 무속 문화를 소재로 한 성해나의 ‘혼모노’, 폭력의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김남숙의 ‘파주’ 등을 만날 수 있다.
각 소설의 마지막에는 작가노트와 함께 평론가들이 쓴 해설이 함께 실렸다. <문학동네·77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2024년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나왔다. 수상작은 계간지 ‘문학동네’ 계간평 코너를 맡은 이소, 박서양 평론가 등이 검토한 스무편의 작품을 놓고 소설가 김인숙·배명훈, 평론가 황정연 등 5명의 심사위원이 최종 선정했다. 수상작가 7명 가운데 공현진·김기태·김남숙·성해나·전지영 등 5명은 올해 처음 선정됐으며 김지연은 세번째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들은 타인과의 단절, 청년 세대의 현실, 인간의 폭력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대상작은 2021년부터 꾸준히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김멜라의 ‘이응 이응’이다. ‘제 꿈 꾸세요’ 등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 김멜라 특유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응 이응’은 성적 욕망을 해소해주는 기계가 발명된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 제목에 등장하는 ‘이응’은 2차 성징이 지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둥근 모양의 기계로, 원하는 사람은 그 안에 들어가 성욕을 충족할 수 있다.
소설가 최은미는 이 작품에 대해 “여전히 김멜라의 고안과 발명들로 반짝이면서도 그간의 어느 작품보다 그리움과 상실의 정서들로 감정과 감각을 흔들어 놓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는 수영 센터 강습반에서 꼴찌를 도맡아하는 곽주호와 문희주가 등장한다. 자주 아득해질 수밖에 없는 삶 속에 놓인 희주와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다정함의 소유자 주호는 서로를 바라보며 천천히 수영을 함께 배워나간다. 해설을 쓴 이소 평론가의 말처럼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은 냉소나 허무에 가닿는 대신, “끝까지 최대한 살아볼 수밖에 없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이어져 따뜻하다.
김지연의 ‘반려빚’은 전 애인과 동거하면서 생긴 1억6000만원의 빚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사랑이나 연대의 쓰라린 기억 다음에 오는”(배명훈) 것들에 대해 들려주며 김기태의 ‘보편 교양’은 고전읽기 수업을 맡은 교사 ‘곽’이 어느날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밖에 박수무당 등 무속 문화를 소재로 한 성해나의 ‘혼모노’, 폭력의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김남숙의 ‘파주’ 등을 만날 수 있다.
각 소설의 마지막에는 작가노트와 함께 평론가들이 쓴 해설이 함께 실렸다. <문학동네·77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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