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한땀 적십자 재봉틀 공방’ 봉사활동 적십자 광주봉사관
대학 새내기부터 고령층까지 “이웃 돕는다는 생각에 멈출 수 없어”
취약계층 어르신 옷·커튼·이불 등 수선…코로나땐 천마스크 전달
‘드르륵 드르륵’ ‘두두두두’
3일 찾은 대한적십자사 광주봉사관은 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한땀 적십자 재봉틀 공방’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2021년 코로나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났을 때, 적십자사 봉사자들은 천으로 마스크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지난해에 재봉틀 5대를 구입해 재봉틀 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강사 2명과 20명 안팎의 적십자 봉사자, 수강생들이 모여 한 땀 한 땀 수선 작업을 한다.봉사자들이 요양보호시설에서 수선이 필요한 어르신들의 옷이나 이불, 커튼 등을 가져와 재탄생시켜 갖다 드린다.
봉사관 관계자는 “어르신들께 실질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봉사를 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요즘 옷 수선비가 기본 7000원을 넘어요.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죠. 수선이 필요하지만 방치된 옷이나 이불을 직접 가지고 와서 만들어드립니다.”
구성원들은 강사로부터 헌 옷을 리폼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서로에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작은 공방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엔 유독 웃음이 가득했다.
“대부분의 봉사원들이 고령 여성이에요. 취약계층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봉사원들을 잘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구성원들에게 봉사이자 건강한 취미생활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이 분들이 배우고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쳐주면서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공방 한 켠에서 수준급의 재봉틀 실력을 보인 윤순란 씨는 어르신들에게 드릴 우편함을 만들고 있었다. 지난 설 선물 세트에 들어있던 천을 재활용해 자르고 박음질해서 우편함을 뚝딱 만든 윤씨는 기뻐하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흐뭇해했다.
이날 처음 공방에 온 수강생들도 있었다. 대학교 1학년인 이영서씨와 정희연씨는 적십자사 홈페이지에서 ‘재봉틀 봉사활동’ 안내문을 보고 공방에 찾아왔다. 학생들은 실을 끼우는 것부터 실이 울지 않게 반듯하게 박는 연습을 하며 기초과정을 배웠다. 재봉틀 기계 소리가 정말 재밌다는 이씨는 단기간에 이름을 새기는 열혈 수강생이 됐다. 정씨는 하루 배워본 재봉틀 소감에 “제 옷을 직접 리폼하거나 수선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라며 웃어보였다.
충장로 ‘조선의 미’ 한복집의 명장이자 적십자에서 재봉틀 강사로 활동하는 조선미씨는 이 공방이 참 따뜻하다고 말한다.
“본인의 옷을 리폼해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취약계층 어른들을 위해 수선하는 행복함이 정말 큽니다. 항상 열려있는 이 공방에 와서 편하게 배우고 만들고 봉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윗실과 밑실이 잘 맞아야 땀수가 예쁘게 나오는 재봉틀 작업 과정,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합을 맞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광주적십자사는 화요일에 열리는 힐링체조, 목요일 뜨개봉사 등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양재희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재도 주상절리 관광 인프라 구축 힘쓰겠다” (0) | 2024.04.29 |
---|---|
소녀감성으로 MZ 사로잡은 인플루언서 김선 “세상의 주인공은 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요” (2) | 2024.04.26 |
“광주-폴란드 그단스크 교류 이어지길 바랍니다” (1) | 2024.04.24 |
“‘눈치 AI’로 다양한 분야 서비스 제공하고 싶다” (0) | 2024.04.08 |
“나눔실천 식당 100그릇 팔아주기 ‘돈쭐’ 동참을” (0) | 2024.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