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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다큐 영화로 만나는 미술관의 다양한 세계와 그 신비

by 광주일보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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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미술관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다큐 상영 13~28일
국립현대미술관 협약 순회상영...'내셔널 갤러리', '미술관' 등 5편

‘미술관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포스터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독특한 외관의 건물을 만난다. 물론 평범한 건축도 있지만 대부분 미술관의 정체성에 기반한 건물이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벽면에 걸린 작품이다. 작가들의 창작열정이 투영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이 작품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궁금해진다. 또한 오래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어떤 보존복원 기술을 활용하는가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미술관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부분을 다큐를 통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특히 다큐 영화 외에도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오는 13일부터 28일까지 다큐멘터리 영화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 순회상영 프로그램 ‘미술관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선보인다.

이번 다큐는 5개국 미술관 취재를 토대로 전시를 비롯해 소장품 관리, 보존복원, 해설 등 미술관의 전반적 역할에 대한 정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상영에서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미술관을 다룬 영상을 볼 수 있다”며 “동시대 미술관에서 다뤄지는 다양성과 포용성, 접근성 등을 토대로 향후 미술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셔널 갤러리’ 스틸컷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내셔널 갤러리’. 미국의 영화감독 프레더릭 와이즈먼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12주가량 체류하며 촬영한 다큐다.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에 중심을 두고 어떻게 작품을 복원하고 전시를 해설하는 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등 세계적 거장의 전시도 엿볼 수 있다.

미술관 내부의 복합적 이해관계를 다룬 ‘미술관’은 란 탈 감독이 예루살렘 국립이스라엘미술관에서 발생한 일들을 깊이있게 다뤘다. 감독은 서로 다른 사회적 문화적 배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술관 속 인물들을 초점화하며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또 해소되는 장소로서의 미술관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 증축 과정을 10년간 추적한 다큐도 있다. 우커 호헌데이크의 ‘라익스 미술관의 새 단장-더 필름이 그것. 영화는 생소한 미술관 철거와 복원 외에도 소장품 구입, 예산 배정 등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술이라는 공공유산을 어떻게 후세대에 물려주어야 하는지 미술관 관계자들의 모습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색 인종 작가의 작품 구입을 증진하는 1년 반 과정을 기록한 사라 보스 감독의 ‘화이트 볼스 온 월스’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영화 제목은 1995년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그룹 게릴라 걸즈가 스테델릭미술관 앞에서 백인 남성 위주의 미술사와 전시를 비판하며 외친 ‘White Balls on Walls’라는 구호에서 차용했다. 새로운 미술사적 관점, 채용에 다양성은 중요한 화두였다.

마지막 영화는 전시 감상에 대한 대안적 방법을 모색한 다큐다. 일본 가와우치 아리오 감독의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씨, 예술을 보러 가다’는시각장애인 미술애호가 시라토리 겐지의 전시 감상을 영상으로 옮긴 것. 시라토리는 비록 볼 수 없지만 독특한 감상법을 개발해 20년째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이색적인 감상자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는 일반인들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미술관의 다양한 부분들을 담고 있다”며 “문화공간으로서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사유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큐 관람은 미술관 현장 발권 및 네이버 예약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 참조.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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