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리그서 실전 경험 쌓고 미국 드라이브라인에서 장단점 파악
“몸에서 힘 빼니 제구 좋아져…안타 맞아도 자신감 있게 던질 것”
철저하게 예습·복습을 한 ‘모범생’ 곽도규가 자신감으로 2024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개막을 앞두고 나성범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여전히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힌다. 윌 크로우가 새로 가세한 선발진과 힘을 더한 마무리 정해영이 버티고 있는 필승조의 구성이 좋다.
KIA는 탄탄한 마운드로 초반 질주를 노리고 있지만 불펜 고민은 남았다. 필승조와 함께 승리를 만들어 낼 불펜진의 힘이 필요한 KIA, 2년 차 곽도규가 ‘불펜 조커’를 노리고 있다.
곽도규는 지난 시즌 ‘히트 상품’이었다.
좌완 스리쿼터인 곽도규는 지난해 자체 연습경기에서 까다로운 투구폼과 150㎞에 육박하는 스피드로 단숨에 눈길을 끌었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4이닝을 소화하면서 ‘0’의 행진을 한 그는 4월 13일 한화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프로 첫해 14경기에 나온 그는 강렬했던 출발을 생각하면 아쉬운 8.49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에도 곽도규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곽도규는 “작년에도 시범경기 때는 잘 던졌다. 정식 시합 들어가서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시즌이 끝난 뒤 ‘복습’을 잘했고, 호주와 미국에서 ‘예습’도 했다.
곽도규는 캔버라 캘버리 소속으로 호주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고, 미국 드라이브라인에서는 자신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았다.
곽도규는 “호주에서는 요령이 생겼고, 미국에서는 내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잘 쓸 수 있는지를 배운 느낌이다”며 “호주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나가서 부담 없이 승부를 했다. 마운드 위에서만 배울 수 있는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미국에서는 감에만 의존했던 부분을 알게 됐다. 투구폼, 던지는 매커니즘 등 분석을 통해 확인하면서 뭘해야 할지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곽도규는 드라이브라인에서 몸의 꼬임, 힘이 좋은 부분 등 자신이 신경 썼던 부분을 장점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중심 이동 방향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흐트러짐 없이 일정하게 나갈 수 있게 신경 썼다.
곽도규는 “예전처럼 몸에서 힘을 많이 쓰는 느낌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그게 더 효율적인 게 맞다. 힘을 덜 쓰는 게 맞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향성은 실전에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곽도규는 “마음이 편해졌다. 현종 선배님께서 던지는 자체가 투수가 가장 편해야 한다고 하셨다. 투구폼 밸런스를 바꾼 게 그런 부분이다. 지난해에는 세트 들어가면 볼을 던지고, 불편함이 있었다. 올해는 와인드업과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고, 주자가 있어도 컨트롤 하는 게 조금은 편해졌다”며 “호주리그에서 멘탈을 잡은 부분도 있다. 안타를 맞더라도 다음 타자에 집중하는 부분이 더 나아질 것 같다. 공을 던질 때 의미 있는 볼들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자, 자신감의 바탕이 된 것은 ‘존’이다.
곽도규는 “이동걸 코치님과 스트라이크존을 어떻게 쓰느냐를 생각하면서 하니 시야가 넓어졌다. 존 자체를 생각하는 관점, 시야가 달라졌다”며 “ABS는 크게 신경 안 썼다. 로봇심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작년에 비해 올해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다”고 이야기했다.
마운드에서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곽도규는 많은 성장을 했다. 드라이브라인에서 함께 한 형들이 그의 스승이 됐다.
곽도규는 “미국은 나중에 연봉 높아지고, 돈이 생기면 또 갈 수 있을 텐데 형들과 같이 같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이)의리형은 멘탈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줬다. 행동을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 이 정도면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선이 있는데, 의리형한테는 당연했던 부분이었다. 생각했던 노력을 더 당연하게,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영이 형한테는 운동을 많이 배웠다. 관심 있던 운동이 많았고, 맨몸 운동에 대해 배워보고 싶었는데 형이 자세히 알고 있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미국에서 이번이 아니면 다시 못할 경험을 했다. 형들이랑 했던 게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비시즌 열심히 야구를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곽도규가 KIA의 ‘우승 행보’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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