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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키오스크·무인점포 너무 어려워…IT 세상 ‘老·답’

by 광주일보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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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찍고 입장하는 무인점포 어르신들 출입 못해 ‘쩔쩔’
터미널 무인발권기·카페 키오스크 등 사용법 몰라 ‘진땀’

 

11일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9개 무인발권기 중 직원 설명을 들을 수 있는 1개 발권기에 노인들이 몰려 있다.

 

인건비 상승, 트렌드 변화 등으로 광주에서도 직원을 줄이고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디지털 소외 계층인 고령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직원 없이도 주문, 결제 등을 할 수 있도록 주로 매장 내부나 음식 테이블 등지에 설치하는 기계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11일 방문한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의 무인 편의점에서는 노인들이 가게 내부로 들어갈 엄두조차 못 내고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입구에 있는 ‘출입 인증기’에서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인증기 옆에 놓인 ‘출입 방법 안내’ 입간판을 한참 읽다 결국 가게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날 오전 3시간여 동안 편의점을 이용한 손님은 4명 남짓이었으며, 전부 20~30대 젊은이들 뿐이었다.

김성경(여·64)씨는 “물 하나 사서 가려고 했는데, 들어가는 것도 어렵게 해놓으니 당혹스럽다. 무인 기계는 아무리 연습해도 어렵다”며 “배워가면서 천천히 조작하려 해도 내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눈치보인다. 그냥 ‘안하고 말지’ 싶다. 디지털 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버스터미널 매표소 또한 무인발권기로 전부 대체됐는데, 노인들은 발권 안내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표를 뽑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도 9개 무인 발권기 중 직원 안내를 받을 수 있는 한 기기에만 노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장우성(59)씨는 “가족이 미국에서 온다길래 미리 표를 사주려 했는데, 표 하나 사는 것도 어려워 쩔쩔맸다. 이런 것도 혼자 못해 어떡하나 막막하다”며 “발권기에서 카드 결제니 포인트 적립이니 말이 쏟아져 나오면 무슨 소리인지 몰라 멍해진다. 기계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노인들은 테이블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결제해야 하는 식당과 카페 등을 이용하는 것도 벅차다고 입을 모았다.

동구 충장로에서 만난 정모(83)씨는 “일일이 직원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주문 좀 도와달라고 부탁해야하는데, 그 사람들은 또 얼마나 성가시겠느냐”며 “사람 만나려면 어떻게든 카페를 갈 수밖에 없는데 세상이 갈수록 복잡해지니 불편할 따름이다”고 혀를 찼다.

반면 업주들은 무인 출입·결제 단말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으나, 고물가에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무릅쓰고 무인 점포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서구의 한 무인 편의점 점장 노송이(여·47)씨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3년여 전부터 무인 점포로 바꿨는데, 가끔 젊은 사람들도 처음 이용하면 헤매기도 한다. 이용하기 어려우면 그냥 발길을 돌리다 보니 매출은 많이 줄었다”며 “고객이 새벽 시간에 물건 사고 나갈 때도 출구 버튼을 누르고 나가야하는데, 못 찾아서 경찰을 부른 적도 있고 임의로 문을 작동하고 나가는바람에 아침에 제대로 오픈하지 못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구의 한 무인 카페 업주 김민자(여·55)씨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인건비가 큰 부담이 돼 무인점포로 운영 중인데, 무인점포 출입이 어렵다고 불만을 제기한 손님은 없다. 고객들이 문 안열리면 그냥 가곤 한다.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소방청이 지난해 전국 무인점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무인점포 수는 6323곳으로, 광주는 156곳, 전남은 136곳의 무인 점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 경영실태 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국에서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음식점 비율은 6.1%다. 이 비율은 2020년 3.1%, 2021년 4.5%, 2022년 6.1%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치구를 통해 키오스크 사용법을 익히려는 노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광주시 동구는 지난해 1년 동안 구민정보화교육 5회, 찾아가는 정보화교육 13회 등 키오스크 체험 교육을 운영해 305명이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는 키오스크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 구민정보회교육을 12회로 늘릴 방침이다.

광주시 서구 치매안심센터 또한 오는 5월부터 방문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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