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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복귀 시한에도 꿈쩍않는 전공의…무더기 고발 사태 오나

by 광주일보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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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공의 대표 집 찾아 업무개시 명령 전달 법적 대응 절차 돌입
전공의들 돌아올 움직임 없어…“강대강 대치 지속 환자들만 피해”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일반병원에 아침부터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을 한 광주·전남 전공의들의 사법처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음에도 광주·전남지역 대부분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날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를 고발하는 한편 최종 복귀시한(29일)을 하루 앞두고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의 집을 방문해 업무개시 명령을 직접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대응 절차에 돌입했다.

정부가 예고한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이 전체 전공의들에게 내려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 의료붕괴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시한을 하루 앞둔 28일 광주지역 상급병원의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아직 뚜렷한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등의 집에 직접 찾아가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했다.

그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전공의들에게 현장에 돌아올 것을 명령한 조치와 다른 형태다.

전공의들을 직접 집으로 찾아간 것은 ‘송달’을 확실히 함으로써 사법 절차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광주일보와 통화한 전남대병원 A전공의는 “오전에 집을 비워 복귀명령을 전달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A전공의는 복귀 의사를 묻는 질문에 “사직을 한 상태이고, (정부의)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해 복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료 전공의들 움직임을 묻자 A 전공의는 “현재 단체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고 다들 개별적 사유로 사직을 하는 것이다 보니 전체적인 움직임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다만 “사직서 제출 후 충분히 인수인계를 하고 나왔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사법처리를 할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사법조치를 한 뒤) 필요하다면 조사는 받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A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낸 이유가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국한 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A 전공의는 “저도 필수 의료과중에 하나인 내과에서 수련 중이었는데,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정책들이 종국에는 필수의료를 고사시킬 것으로 보여 수련을 받아도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정부가 의료정책을 낼 때 현장에서 일하는 필수의료과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의료진의 피로감에 대해서도 A 전공의는 “(저도) 수련받으면서 느꼈던 피로인데 결국 피로 때문에 사직하게 됐다”면서 “환자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는 없다. 현재 의료환경,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필수의료 죽이기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심이었다”고 했다.

문제는 전공의들이 미복귀하고 정부가 방침대로 ‘면허정지 3개월’의 강수를 지속하게 되면 의료붕괴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결국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환자들의 피해는 극심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전공의 집단행동의 주동자 위주로 사법처리를 우선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망세를 보이고 있던 전공의들이 주동자가 사법처리되면 병원으로 발길을 되돌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경 대치가 길어지자 의료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지쳐가고 제때 진료나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이날 퇴원한 김모(여·30)씨는 “지난 25일에 입원해 아이를 낳고 오늘 퇴원한다”면서 “전공의가 없어 의사들이 회진 도는 시간이 길어지고 횟수가 줄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수술도 줄고 있다. 전남대병원에 수술용 혈액을 공급하는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수술이 줄어들면서 혈액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매일 수요변동폭이 커 정확히 몇 퍼센트 줄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오늘 같은 경우 특히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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