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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정·신예진·윤채원·김지선
전남대 대학원 음악학과 4인
현악4중주단 ‘콰르텟 오브’ 창단
‘오브’는 프랑스어로 새벽 의미
3월5일 금호아트홀서 창단연주회
“‘오브(Aube)’는 프랑스어로 ‘시작’과 ‘새벽’이라는 뜻을 함의해요. ‘콰르텟 오브’를 팀명으로 정한 까닭은 조금씩 밝아오는 여명처럼 아름다운 선율로 지역 예술계를 찬찬히 밝혔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죠죠.”
21일 광주 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현악 4중주단 ‘콰르텟 오브’ 정다정(27) 대표의 말이다.
콰르텟 오브는 대표이자 제1바이올린 연주자인 정 씨를 비롯해 신예진(26·바이올린), 윤채원(23·비올라), 김지선(25·첼로) 등 총 네 명의 여성 연주자로 꾸려진 팀이다. 전남대 음악학과 동문이자 같은 대학원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있는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이들은 예술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어느 순간 “우리 같이 음악 해보자”는 꿈을 현실화했다. 창단 소식을 듣고 지도교수가 연습실을 내줄 만큼 주위의 기대가 크다.
창단 연주회가 얼마 남지 않아 야간 연습을 한 탓에 지쳐 보이는 얼굴들이었다. “2주가량 남은 창단 연주회를 위해 밤샘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정 대표의 말에서 평생에 한 번뿐일 데뷔 무대의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전해졌다.
‘어떤 팀을 추구하느냐’는 질문에 “‘제 2의 에머슨’, ‘제 2의 야나첵’ 등 유수의 스트링 콰르텟을 수식어로 달기 보다, 수식어 없이 콰르텟 오브라는 이름 자체로 광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들의 창단 무대는 오는 3월 5일 오후 7시 30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2번 C단조, D.703 콰르텟자츠’부터 ‘황제’라는 부제로 잘 알려진 하이든 ‘현악 4중주 C장조 Op.76 3번’, 베토벤 ‘현악 4중주 4번 C단조 Op.18번’까지 실내악 현악 4중주 기본에 충실한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레퍼토리를 선정했는데, 혹여 실수를 하게 되면 실력이 크게 탄로 날 수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만큼 피나는 노력으로 완성도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싶은 욕심이다”고 했다.
단원 가운데 신예진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력에 눈길이 간다.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제1바이올린(퍼스트)을 맡아 왔는데 콰르텟 오브에서는 멜로디 리드보다 반주에 주력하는 세컨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 중심’에서 ‘꽃받침’ 으로 역할이 바뀐 데 대한 낯섦이나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신 씨는 “세컨 바이올린은 퍼스트가 그린 밑그림을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하는 역할에 가깝다”며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역할부터 보조하는 역할까지, 오히려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어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음악적 색채, 개성을 조율해 가며 ‘원 팀’이 되려 노력 중이다. 다른 악기 악보까지 모두 포함돼 있는 ‘총보(full score)’를 숙지하며 바이올리니스트가 비올라를, 첼리스트가 바이올린을 어느 정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연습할 때는 오케스트라의 외성(주멜로디)과 내성(악기음) 간 화합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넷의 조화부터 둘의 조화까지 스트링 콰르텟은 여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죠. ‘한 사람이 돼 스무 개 손가락으로 네 개 악기를 연주한다’는 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습에 임하는 김지선 첼리스트의 견해다. 각 악기들이 하나가 되면서도, 파트별로 개성을 잃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화이부동의 자세를 견지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악곡의 외성을 맡은 정다정, 김지선씨의 자신감은 팀 전체를 아우르는 단단한 ‘외성’(外城)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주 선율을 받쳐주는 내성 신예진·윤채원 씨의 선율은 견고한 성채의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
막내 윤채원(비올라) 씨는 혹여 ‘기 쎈’ 언니들 틈에서 주눅들지 않고 음악적 역량을 발휘하는지 궁금했다. 윤 씨는 “같은 곡을 연주해도 스타일과 해석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하나의 악단’이라는 마음을 갖고 언니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표현하려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창단해 첫 무대를 선보이는 만큼 다소 미흡해도 완벽해지려 심혈을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얼마 후 해체되는 팀들과는 달리 ‘롱 런’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창단 연주회가 끝나면 맛있는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서운했던 점도 허심탄회하게 풀고 싶어요.”
혹독한 연습에 때론 ‘악역’ 역할을 자임하지만, 정 대표의 말에서는 콰르텟 오브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의 말에 멤버들은 ‘웃참(웃음을 참다)’ 했다. 같은 학과 동문들이 모여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콰르텟 오브 창단 연주회는 전석 초대 진행.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21일 광주 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현악 4중주단 ‘콰르텟 오브’ 정다정(27) 대표의 말이다.
콰르텟 오브는 대표이자 제1바이올린 연주자인 정 씨를 비롯해 신예진(26·바이올린), 윤채원(23·비올라), 김지선(25·첼로) 등 총 네 명의 여성 연주자로 꾸려진 팀이다. 전남대 음악학과 동문이자 같은 대학원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있는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이들은 예술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어느 순간 “우리 같이 음악 해보자”는 꿈을 현실화했다. 창단 소식을 듣고 지도교수가 연습실을 내줄 만큼 주위의 기대가 크다.
창단 연주회가 얼마 남지 않아 야간 연습을 한 탓에 지쳐 보이는 얼굴들이었다. “2주가량 남은 창단 연주회를 위해 밤샘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정 대표의 말에서 평생에 한 번뿐일 데뷔 무대의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전해졌다.
‘어떤 팀을 추구하느냐’는 질문에 “‘제 2의 에머슨’, ‘제 2의 야나첵’ 등 유수의 스트링 콰르텟을 수식어로 달기 보다, 수식어 없이 콰르텟 오브라는 이름 자체로 광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들의 창단 무대는 오는 3월 5일 오후 7시 30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2번 C단조, D.703 콰르텟자츠’부터 ‘황제’라는 부제로 잘 알려진 하이든 ‘현악 4중주 C장조 Op.76 3번’, 베토벤 ‘현악 4중주 4번 C단조 Op.18번’까지 실내악 현악 4중주 기본에 충실한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레퍼토리를 선정했는데, 혹여 실수를 하게 되면 실력이 크게 탄로 날 수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만큼 피나는 노력으로 완성도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싶은 욕심이다”고 했다.
단원 가운데 신예진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력에 눈길이 간다.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제1바이올린(퍼스트)을 맡아 왔는데 콰르텟 오브에서는 멜로디 리드보다 반주에 주력하는 세컨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 중심’에서 ‘꽃받침’ 으로 역할이 바뀐 데 대한 낯섦이나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신 씨는 “세컨 바이올린은 퍼스트가 그린 밑그림을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하는 역할에 가깝다”며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역할부터 보조하는 역할까지, 오히려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어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음악적 색채, 개성을 조율해 가며 ‘원 팀’이 되려 노력 중이다. 다른 악기 악보까지 모두 포함돼 있는 ‘총보(full score)’를 숙지하며 바이올리니스트가 비올라를, 첼리스트가 바이올린을 어느 정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연습할 때는 오케스트라의 외성(주멜로디)과 내성(악기음) 간 화합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넷의 조화부터 둘의 조화까지 스트링 콰르텟은 여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죠. ‘한 사람이 돼 스무 개 손가락으로 네 개 악기를 연주한다’는 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습에 임하는 김지선 첼리스트의 견해다. 각 악기들이 하나가 되면서도, 파트별로 개성을 잃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화이부동의 자세를 견지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악곡의 외성을 맡은 정다정, 김지선씨의 자신감은 팀 전체를 아우르는 단단한 ‘외성’(外城)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주 선율을 받쳐주는 내성 신예진·윤채원 씨의 선율은 견고한 성채의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
막내 윤채원(비올라) 씨는 혹여 ‘기 쎈’ 언니들 틈에서 주눅들지 않고 음악적 역량을 발휘하는지 궁금했다. 윤 씨는 “같은 곡을 연주해도 스타일과 해석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하나의 악단’이라는 마음을 갖고 언니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표현하려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창단해 첫 무대를 선보이는 만큼 다소 미흡해도 완벽해지려 심혈을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얼마 후 해체되는 팀들과는 달리 ‘롱 런’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창단 연주회가 끝나면 맛있는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서운했던 점도 허심탄회하게 풀고 싶어요.”
혹독한 연습에 때론 ‘악역’ 역할을 자임하지만, 정 대표의 말에서는 콰르텟 오브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의 말에 멤버들은 ‘웃참(웃음을 참다)’ 했다. 같은 학과 동문들이 모여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콰르텟 오브 창단 연주회는 전석 초대 진행.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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