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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머릿속 상상력 글과 그림으로…생동감 있어 더 재밌어요”

by 광주일보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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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꿈을 쏘다<4> 고현경 동화작가
출판사 근무하다 홍익대 미대 진학
당진 출신…결혼 후 광주서 창작활동
한국가사문학공모전 동화 우수상
장편 ‘킹왕, 짱’ 하반기 출간 예정

고현경 동화작가

“상상력을 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어 더 리얼한 면이 있죠.”

고현경 동화작가는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글과 그림 작업을 한꺼번에 하니까 그만큼 이점이 있다. 머릿속의 상상을 글로 풀어내고, 그림으로도 표현하므로 글과 그림 사이의 간극이 없다.

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결혼하고 얼마 후 남편의 고향인 광주에 정착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살다가 광주에 내려온 지 올해로 6년째다.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남편 김진남도 현재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고등학교 때 꿈이 방송사 PD였습니다. 그러나 삶이 다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 쪽에 발을 디뎠습니다. 아동 관련 출판사에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러스트레이션를 접하면서 ‘나도 동화를 쓰고 싶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어떻게 해서 동화작가의 길로 들어섰느냐는 물음에 돌아온 답이다. 차분하면서도 조근조근하게 그는 동화작가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이야기했다.

고 작가는 “3년간 다닌 출판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며 “그렇게 두 번째로 들어간 대학이 홍익대 회화과였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처음에는 그림에만 몰두했다. “개인전, 단체전을 하며 화가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여자로서의 일생일대의 전환점과 마주하게 됐다. 그림에 대한 열망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들 키우는 데에만 전념해야 했다.

그러나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 법.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까 자연스레 책에 포인트가 맞춰지면서” 동화작가에 대한 꿈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동화를 쓰고 싶은 생각에 앞뒤 재지 않고 그림책을 발간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책 발간을 계기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요. 미대에서 회화를 공부한 덕분에 그림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글은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서인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무렵 동화작가 안수자와 윤미경과 인연이 닿았다. 두 작가와의 만남을 계기로 동화작가들이 함께 공부하고 창작을 하는 모임인 이성자문예창작연구소 창작반에 들어가게 된다.

고 작가는 “처음에는 선생님께 야단도 맞고 다른 분들한테 지적도 많이 받았다”며 “창피하고 뻘쭘해서 혼났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제자’가 아닌 함께하는 ‘도반’이라는 표현을 하는 이성자 교수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아직도 글이라는 미로를 헤매고 있었을 것”이라며 “함께 공부하고 생각을 나눔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누구에게나 거쳐야 할 수련의 시기를 그 또한 예외 없이 겪었다. 그렇게 정진한 결과 나눔문학에서 주는 그림책 신인상을 받았고 제10회 한국가사문학공모전에서 동화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흥! 칫! 뿡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이 있다. 두 책은 남매가 사소한 일로 매일 투닥거리며 지내지만, 그 흔한 일상과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작가가 두 남매를 키우면서 느낀 감정과 추억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린 책으로는 ‘과자가 너무 많아’, ‘학교 도서관 미로 대탈출’, ‘꽃잎 먹는 달팽이’ 등이 있다.

고 작가는 올해 하반기에 장편 동화 ‘킹왕, 짱’을 출간할 예정이다. 공존을 주제로 AI가 일상이 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동화라고 부연했다. 글을 쓰면서 실제 그림을 그리는 동화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두 분야를 아우르는 만큼 고 작가의 향후 창작이 기대되는 건 그 때문이다.

“글을 그림으로 묘사했을 때, 또는 그림을 글로 표현했을 때 생동감을 부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글만 썼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그림으로 캐치해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언급한 대로 그는 충남 당진이 고향이다. “제 인생에서 광주에서 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인생이 뜻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고 작가가 생각하는 동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한마디로 ‘재미’라고 단언한다.

“요즘 아이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지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스마트폰이겠죠. 무작정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동화는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동화가 스마트폰보다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말이 쉽지, 너무나 어렵지만요. 동화 작가로서 스마트폰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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