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병행전시
4월18일~11월24일…3개 섹션
아카이브·디지털 소장자료 등도
광주 정신을 규정할 수 있는 어휘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민주, 평화, 인권, 그리고 대동정신 등. 그러나 이 모든 어휘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은 ‘마당’이 아닐까 싶다. 전통적 관점에서 마당은 ‘만남이 이루어지는 소통 공간이자 마을이 대소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창설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4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동시대 공동체 정신이 깃든 ‘마당’을 모티브로 특별전을 열 계획이어서 화제다.
광주비엔날레는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설 30주년 기념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을 베니스 현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병행전시로 기획됐으며,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가 열리는 기간(4월 18일~11월 24일)에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콘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윤창옥 광주비엔날레 사무처장은 “이번 특별전은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 30개 중 하나로 선정돼 열린다”며 “‘병행전시’는 페드로사 예술감독이 콘텐츠 등을 감안해 1차로 선정하고 이후 사무국과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구조로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윤 사무처장은 “이번 행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지난해 응모해 최근 통보를 받아 결정됐다”며 “기획부터 제안, 그리고 예술감독 모두 직원들이 도맡아 진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니스비엔날레는 1895년 창설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전시회로 ‘휘트니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와 함께 권위를 인정받는다. 광주비엔날레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의 30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것은 현대 미술 비엔날레로서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병행전시 ‘마당-우리가 되는 곳’은 광주정신 조망은 물론 광주비엔날레 30년 역사에 바탕을 둔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열린 공간인 마당에서 이웃들이 모여 소소한 이야기부터 마을 현안을 공유한 양상 등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서구 중심 미술사에서 탈피해 제3세계를 아우르며 세계 미술의 흐름과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특별전은 모두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첫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30년간 비엔날레 변천사와 주제. 역대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지 주제, 참여 작가 목록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다튜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시선’은 인터뷰 형식을 매개로 그동안의 내력 등을 톺아보게 한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의미를 확장하는 3명의 한국 여성 작가 작품이 주제다.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1995),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 두 작품을 비롯해 그동안 비엔날레가 지향해온 가치를 작품으로 만난다.
백남준의 ‘고인돌’은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공동체를 위해 기획됐다. 고인돌 거석 형태로 쌓인 TV와 장독 같은 전통 오브제를 병치시켜 설치했다.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보트 피플’이 내재하는 난민 공동체의 삶을 은유하는 작품이다. 보트 피플이 남기고 간 뗏목, 타이어, 배 등을 토대로 쿠바에서 보트로 탈출했던 난민들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전시실에서는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김실비, 김아영, 전소정 여성 작가 3명의 전시작품을 만난다.
아울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소장 유물인 ‘양은 함지박’도 전시될 예정이다. 항쟁 당시 광주 어머니들이 시민군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그릇이다.
광주비엔날레 행보를 담은 소장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마지막 섹션은 아카이브 섹션. 이곳에서는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티켓, 리플렛, 전시 도면 등 실물 자료와 디지털 소장 자료 등을 엿볼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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