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투어 이탈리아
강대진 지음
그랜드 투어(Grand Tour)는 17세기 중반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상류층 귀족 자제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이탈리아 등을 돌아보며 문물을 익히는 여행을 말한다.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700일 동안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방대한 분량의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를 썼다.
이탈리아는 찬란한 서양문화의 근간을 발견할 수 있는 나라로, 긴 장화 모양의 국토에 촘촘히 박힌 각각의 도시마다 숱한 신화와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 오뒷세이아’ 등을 통해 오랫동안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고전들을 소개해 온 강대진 경남대 연구 교수가 ‘그랜드 투어 이탈리아-고전학자와 함께 둘러보는 신화와 문학의 고향’을 펴냈다. ‘그랜드 투어 그리스’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이탈리아를 찬찬히 돌아보면서 신화와 역사, 그리고 문학적으로 의미를 갖는 유적지와 유물을 찾아간다. 더불어 ‘변신 이야기’ 등 다양한 고전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행 동선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방식을 택했다. 시칠리아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반도의 남부와 중부, 도시 로마를 지난 북부로 올라가는 동선이다. ‘그리스 문화-로마 문화-중세·근대 이탈리아 문화’ 등 연대기 순으로 역사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 여행의 시작인 ‘제 1장 시칠리아’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가 등장하지만 그리스 식민지들이었던 이들 도시에는 희랍과 로마의 문화가 혼재된 유적들이 많다. 시칠리아섬의 관문인 팔레르모의 팔라티나 예배당,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게스타의 신전과 극장, 유네스코 마크의 모델이 된 콩코르디아 신전 등을 만나는 아그리젠토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남부의 대표도시인 폼페이는 “약 2000년 전 사람들의 삶이 거의 그대로 얼어붙은 곳”이다. 서기 79년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묻혀 버린 도시는 땅속에 잠들어 있었고 18세기쯤부터 발굴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도시의 3/4 정도가 정비됐다.
나폴리와 로마 주변에는 전성기 로마의 유적이 많다. 전차 경주가 벌어지던 대경주장,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네로의 황금 궁전 자리를 차지한 콜로세움, 가장 오래된 개선문으로 꼽히는 티투스 개선문 등이다. 중세말기와 르네상스 유적이 산재한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단테의 고향이자 우피치 궁전, 대성당 등을 만나는 피렌체와 미술관 천국인 베네치아를 소개한다.
본문에서 자주 언급되는 ‘신곡’, ‘아이네이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등은 별도의 박스를 통해 설명했으며 300점이 넘는 사진과 지도, 그림, 건축물 모형도 등 풍부한 이미지와 로마의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연표를 함께 실었다. <도도네·2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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