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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류빈기자

뮤지컬 ‘광주’ 출연 황수빈 “공연하며 바라본 광주는 상처로 가득…무거운 마음으로 노래했죠”

by 광주일보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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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꿈을 쏘다<3>
데뷔 5년차…공대생 이색 경력 눈길
‘광주’서 재수생 하동수 역 맡아 열연
3월 광주예술의전당 ‘마리퀴리’ 출연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뮤지컬 ‘광주’에 출연했던 경험을 들려주는 황수빈 배우.

“작년 뮤지컬 ‘광주’에 합격한 뒤 연습이 없던 날이면 괜스레 충장로, 금남로 등을 돌아다녔어요. 광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5·18민주화운동을 초점화한 공연을 준비하며 다시 바라본 광주에는 상처들이 가득했죠. 그때부터 더 무거운 마음으로 노래했던 것 같아요”

작년 18:1의 경쟁을 뚫고 열연했던 창작뮤지컬 ‘광주’ 무대를 회상하며 황수빈(30) 배우가 꺼낸 말이다. 그를 10여 년 전 처음 대학로에서 만났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황수빈은 에너지, 생기 가득한 천상 배우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5·18 민중항쟁의 아픔을 극화한 ‘광주’ 출연 경험을 물을 때 만큼은 사뭇 진지했다.

최근 전남대 공과대학에서 황 씨를 만났다. 그는 2019년 데뷔, 연기 경력 5년 차 배우다. 현재 뮤지컬 ‘마리 퀴리’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시계공장 직공 레흐 노바크 역을 맡고 있다. 이외 상무지구에서 펼쳐진 ‘슬기로운 신혼생활’의 김찬수 역을 비롯해 광주문화재단의 뮤지컬 ‘광주’에 출연했다.


전남대 생물공학과를 졸업한 뒤 연극계에 입문한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군복무 시절 우연히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보며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피어났고 곧장 극단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뮤지컬 광주 커튼콜에서 ‘투쟁가’ 리프라이즈 버전을 부르는 황수빈 (왼쪽에서 두 번째). <황수빈 제공>

 

공학계에서 극예술 분야로 커리어를 전향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냐는 물음에 “당시 둘째 누나에게 고민을 털어놨는데, ‘인생을 책임지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조언을 듣고 본격적으로 용기 낼 수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물론 가족의 지지를 받기까지 쉽지 않았다. 처음 1년 여는 부모님께 “나 연극한다”라고 털어놓지도 못할 만큼 일련의 고충이 있었다는 것. 어느 날 용기를 내 부모님을 공연에 초대했다. 공연을 마치고 ‘배우로서의 길을 걷겠노’라 밝혔고 부모님은 그의 결정에 동의를 했다고 한다. 현재는 지지를 받을 만큼 가장 든든한 팬이다. 그의 말에서 극예술 비전공자가 희극인으로 성장하는 성장통과 녹록지 않은 과정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는 뮤지컬 ‘광주’에서 의대 진학을 목표로 재수하던 하동수 역을 맡았다. 작품에서 주변인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민주화운동에 뛰어드는 의협심 강한 청년을 연기했다. 그의 말은 최근 신군부의 쿠데타를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약 1300만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뜻깊게 다가왔다.

황 씨는 “뮤지컬 작품을 통해서나마 신군부의 압제에 저항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며 “다시는 그런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그는 2021년 모교인 동성중을 비롯해 빛고을시민문화관, 상무지구 일원 소극장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쳐왔다.

황 씨는 “수년 전에는 뮤지컬 배우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늘의 저는 배우의 삶을 살고 있다”며 “살아가며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한 게 없는 게 삶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인의 패기로 갑진년에는 더 많은 공연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뮤지컬과 배우 황수빈을 더 많이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수빈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3월 2~3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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