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플랫폼 ‘영택스’ 운영, 보컬리스트 박주영 씨
개인 활동·문화 기획·아티스트 커뮤니티 형성 등
지역 로컬자원 모티브 앨범 ‘양림동, 그 길’ 발매도
기타와 보컬, 하모니카와 드럼, 심지어 음악 믹싱부터 마스터링까지… 한 분야도 모자라 다양한 예술 세계를 섭렵해 가는 예술가가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예술 플랫폼 ‘영택스’를 구축해 지역 신진예술가들이 공모를 지원할 때 노하우를 공유한다. 사비를 들여 수도권 아티스트들과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백방으로 뛴다. 그의 모습에서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최근 방문한 박주영(31) 보컬리스트의 작업실(서구 화정동)에는 믹싱 기계들부터 건반, 벽에 걸린 기타와 드럼 등 악기들이 가득 차 있었다. 등 뒤에 놓인 모니터에서는 복잡한 숫자들과 레버들이 보였다.
그가 말하는 자신의 음악관은 ‘책임감 위의 자유’. 한 우물을 파기보다 여러 장르에 도전해 온 그는 “모든 사운드는 음원에 수록할 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완성시켜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다.
박 씨는 호신대에서 실용음악 보컬전공, 동 대학 교회음악대학원에서 보컬 전공으로 두 개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전남대 대학원 문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보컬, 음악을 비롯해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이어왔다.
“개인활동뿐만 아니라 문화기획과 아티스트 커뮤니티 형성에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문화예술단체 ‘영택스’를 만들어 2022년까지는 광주·전남에서 공연을 기획했고 신진예술가들을 지원했죠. 또 서울과 제주를 비롯해 전국의 뮤지션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맡아 왔어요.”
그가 관심있는 분야는 단연 ‘예술가 커뮤니티 형성 및 교육’. 꿈을 품고 예술가로 성장하려는 ‘예비 예술가’나, 이제 막 씬에서 발돋움해 나가는 루키들이 대부분 자기 분야 예술은 알아도 문화행정은 잘 몰라 공모사업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씨는 문화예술행정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자신도 처음에는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문화예술기관을 직접 방문해 문의하거나 담당자들에게 서류작성, 운영, 정산 등을 물으며 문제를 해결해왔다. 경험을 쌓기 위해 창작공간지원사업이나 청년예술인 간담회, 문화예술 정책간담회 등에 참여하며 식견을 넓히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2~30대 청년예술인들에게 예술행정 관련 정보 등을 알려주고 있다.
동시에 그는 예술가로서의 성장을 위해 나름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광주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참여를 비롯해 빛고을아트스페이스 등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양림동 피크뮤직홀에서는 2018~19년 두 차례에 걸쳐 영택스 정기공연 ‘The Zero Hour’를 진행했으며, 보헤미안 소극장에서 밴드 ‘Floaty’, ‘라온’ 등과 협업해 관객들을 만났다.
그는 지난 2021년 지역 로컬자원을 모티브로 첫 앨범 ‘양림동, 그 길’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지선 작사가와 협업해 양림동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한 감성을 노래에 입힌 것. 특히 2021년은 그가 양림동에서 활동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기에 더 뜻깊었다. 지난해 4월에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널 사랑하고 있어’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 씨는 “광주 공연계 예술가들 가운데는 ‘생활예술인’이 유독 많았다. 물론 예향의 도시인 만큼 전문교육을 받은 예술가도 적지 않지만 퇴직 후 인생 이모작을 꾸리거나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이들도 있다”며 “‘생활예술인’에게 더 큰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영상 포트폴리오 제작, 지원사업 공모 피드백을 비롯해 영택스가 제공하는 자체 홍보콘텐츠, 교육 등에는 단돈 100원도 받지 않아요. 광주 예술가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열어두었으니 부담 갖지 말고 문을 두드리세요.”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최류빈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광주’ 출연 황수빈 “공연하며 바라본 광주는 상처로 가득…무거운 마음으로 노래했죠” (2) | 2024.01.23 |
---|---|
한류그룹 EXO 백현 광주 팬미팅 ‘과자파티’ 연다 (1) | 2024.01.22 |
리듬·하모니·멜로디의 혁신…비밥 재즈의 매력 전하다 (1) | 2024.01.20 |
빛과 어둠, 나와 너, 절망과 희망을 ‘잇다’ (0) | 2024.01.19 |
황금기 풍미했던 스윙보컬 재즈 매력 느껴볼까…‘골든스윙밴드와 Swing~을’ (0) | 2024.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