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에너지고등연구계획원, 1박2일 목포·해남·완도 방문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대형 해조류 양식 프로젝트 공동 추진
탄소 흡수·바이오매스 에너지화 등 핵심 기술 국제 특허 확보 나서
미국 정부부처가 한국 해양수산부의 연구기관인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과 손을 잡고 전남 바다에서 대형 해조류 양식과 이를 통한 탄소 흡수,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등 핵심 기술의 실증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들의 실험은 해조류 양식의 본고장인 전남에서 이뤄지며, 성공할 경우 세계 미래를 좌우할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향후 해조류가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미래 에너지로 부상하고 석유화학을 대체하는 바이오화학, 바이오플라스틱, 헬스케어 소재, 대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김 수출 등 해조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원물 가격이 갈수록 높아져 우선 양식장의 확대 지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에블린 왕(Evelyn N. Wang) 미국 에너지고등연구계획원(ARPA-E) 원장을 비롯한 미국 정부 및 대사관 관계자 5명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운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 등과 함께 목포, 해남, 완도 등 전남 서남해안 일대를 현장 탐방했다. 이들은 목포의 (주)대상을 찾아 한국의 해조류 가공 기술을 살펴보고, 해남으로 이동해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에서 해조류 양식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다. 해조류연구소는 해조류 보존 및 관리 기술, 해조류 육종 및 양식기술, 해조류 신품종 개발 및 산업화 등을 개발·연구하는 국내 최고의 해조류 연구기관이다.
이 자리에서 에블린 왕 원장은 “전남이 한국 해조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으며, 뛰어난 해조류 양식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미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남에서 하루를 머문 후 이틀째인 18일 해조류의 핵심 거점인 완도를 찾아 신우철 완도군수 등과 함께 직접 다시마 양식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외해에서의 해조류 대규모 양식의 가능성에 대해 어민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해조류, 해양 전공 교수 및 연구원과 외해 양식 기자재 구축 방안, 첨단화 구상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어 완도군의 해양헬스케어유효성실증센터를 찾아 김춘성 조선대 총장, 서상우 서울대 교수, 임현규 인하대 교수 등과 ‘해조류 바이오매스 산업적 활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도 갖는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지난 2023년 3월 미국 측이 MARINER(Macroalgae Research Inspiring Novel Energy Resource, 새로운 에너지원에 영감을 주는 대형 해조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후 한미 과학기술공동위, 주미대사관, 국립해양대기국(NOAA) 등 미국 측과의 실무협의와 함께 국내 전문가 검토회의, 기획 연구 등을 진행했으며, 11월 범부처 글로벌 R&D 추진 전략으로 포함하기도 했다. KIMST와 ARPA-E는 이를 진전시켜 품종 개량, 외해 양식 기자재, 환경모델링 등 해조류 생산기술과 바이오리파이너리, 탄소 저장 등 블루카본 등 활용 기술 분야 국제 공동 연구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구체화시켰다. 오는 19일 세종에서 KIMST와 ARPA-E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에는 본격적인 투자, 실증 연구 수행, 상용화를 위한 기업 참여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 투자 규모는 3000만 달러 수준으로, KIMST는 이에 맞춰 41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2025년 예산에 반영하고, 오는 6월 KIMST·Arpa-E 공동 전문가 포럼도 개최한다.
오운열 KIMST 원장은 “이번 한미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 및 실증, 상용화의 과정은 우리나라 양식 기술이 유럽과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남의 바다에서 대형 해조류를 양식하고 이를 통해 국가적, 세계적 미래 과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굉장히 혁신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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