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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록기자

현 대표 피습·전 대표 탈당…민주당 안팎 결집효과

by 광주일보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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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역정 동정론 일고
이낙연 신당 반대 여론 확산
총선 입지자들 ‘병문안 마케팅’
경선 일정 2말3초로 미뤄져
총선 주자 이탈 크게 줄어들 듯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 1차 회의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결집 효과’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일부 의원의 탈당 예고 등으로 그동안 당권 도전을 받았던 이 대표는 이번 피습 사건으로 ‘정치역정 동정론’을 넘어 ‘민주당 결집의 구심점’으로 자리잡는 형국이다.

특히 호남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과 단결 분위기를 이끌면서 다가오는 제22대 총선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인해 민주당 경선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데다, 이에 따른 이재명 결집 효과가 굳어지면 신당 창당에 따른 민주당 내부의 연쇄 탈당 폭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창당에 반대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총선을 앞둔 단일대오의 모습이 갖춰져 가고 있다.

8일 민주당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으로 한동안 중단된 인재 영입 행사를 12일 만에 재개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중인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본인이 위원장인 인재영입위원회나 공천관리위원회 활동이 중단된 것에 부담을 느끼고 조기 당무 복귀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중단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구성도 지난 5일 완료하면서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공관위원장에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공관위 부위원장에는 조정식 사무총장, 간사에는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각각 선임됐지만 15명의 공관위원의 명단은 그동안 발표하지 못했었다.

호남지역 한 국회의원은 “인재 영입과 공관위 구성이 정상화되는 등 이 대표 피습 이후에도 총선 작업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내 결속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이 대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발 없이 총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피습 후 가장 큰 민주당 내 변화는 ‘당권의 불안정한 요소’들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점이다.

친명계 핵심 내부에서도 “1월께 이 대표가 당권을 일부 내려놓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했지만 피습 이후에는 이런 변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총선을 앞두고 당 일각에서 ‘대표직 사퇴와 통합비대위 요구’가 잇따라 친명 내부에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계파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하지만 피습 사건 이후에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운영에 토를 다는 사람이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분위기다.

이 대표의 지지층이 많은 호남에서도 ‘이재명 결집 효과’는 눈에 띈다. 대다수 호남 민주당 경선 도전자들은 앞다퉈 이 대표가 입원한 병원을 방문하는 등 ‘이재명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효과’를 보지 못한 일부 현역 국회의원들도 여론조사에 사용할 직책에서 아예 현역 국회의원을 삭제한 뒤 당직을 대신 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창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늘고 있다. 김경만 의원은 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갈망했던 민주주의의 모습은 보수세력과 빅텐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민주진영을 갈라치는 것도 결코 아니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내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며 신당창당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경선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커지면서, 이 대표의 당 장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회가 선거구획정과 선거제도 개편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 경선은 2월 말~3월 초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등이 추진하는 신당도 같은 기간 총선 후보군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내 총선 주자들의 이탈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셈이다. 신당의 인적 구성 일정과 민주당 경선 일정이 시간상 맞물리면서 민주당 경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잠정적 신당 입당 정치인’의 수가 크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권한이 탄탄해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가 피습 이후 빠르게 당을 장악하면서 비주류가 전혀 숨을 쉴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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