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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류빈기자

숨 쉬듯 연주…작은 하모니카로 강한 음색 관객 압도

by 광주일보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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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리사이틀 마친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전남 광양 고향… 광주서 작곡 공부
각종 대회 수상, 세계적 아티스트 주목
클래식·가요·자작곡 ‘흔적’ 등 연주
버스커버스커 ‘벚꽃 엔딩’ 등에 참여

박종성 하모니시스트와 조영훈 피아니스트가 협연하고 있는 모습.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매년 봄마다 거리를 가득 채우는 노래가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바로 그것, 2012년 발표곡이지만 10년 넘게 음원 사이트에 ‘차트인’하면서 전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노래에서는 1절이 끝날 때 보컬 장범준이 “하모니카 솔로”를 외친다. 그러면서 울려 퍼지는 풍부한 하모니카 멜로디는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며 듣는 재미를 더한다.

‘꽃송이가’를 연주한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이 지난 8일 광주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선보여 화제다. 이에 앞서 기자는 공연 당일 박 씨를 리허설 무대와 대기실에서 만났다. 광주에도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꽃송이가’ 흩날리는 따스한 봄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중·고등학교를 전남 광양에서 다녔고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광주에서 작곡을 공부했어요. 아버지와 친구 등 음악적 동료들이 대부분 광주에 계셔서, 이곳에서 공연할 때마다 ‘음악적 고향’을 되찾아 온 기분이 들어요”

박 씨는 광주에서 공연을 펼치는 소회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서울, 광주·전남 등지를 오가며 하모니카 연주계를 ‘개척’했고, 수많은 장애물들을 넘어온 그에게서 쉽지 않았을 하모니시스트로서의 여정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서 하모니카를 전공한 박 씨는 그동안 아-태 하모니카 대회 1위(3관왕·2008), 하모니카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독일 세계 하모니카대회에서 자작곡으로 트레몰로 독주 부문 정상(2009)에 올랐다. 이외에도 최초의 하모니카 독일 브랜드 ‘호너’가 선정한 글로벌 아티스트(2023)에 밥 딜런 등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하는 등 주목받아 온 아티스트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그가 손에 쥐고 있던 하모니카만의 매력이 궁금해졌다. 박 씨는 다른 관악기처럼 ‘센 호흡’이 필요하지 않고, 그냥 숨 쉬듯 일상적인 호흡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 하모니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웃어 보였다. 악기 자체의 휴대성이 좋아 가슴팍에 품고 다니다가 언제든지 꺼내 연주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품에서 꺼내 보여준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 12음계를 모두 담아낼 수 있어 ‘알찼’다.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일반적인 트레몰로 하모니카 등에 비해 음계 표현이 다양하다. 그냥 불면 피아노의 흰 건반의 소리가 났고, 측면의 버튼을 누르면서 바람을 불자 검정 건반의 반음계가 표현됐으며, 작은 구조에도 다양한 음을 표현하기 충분해 보였다.

특히 박 씨는 공연계에 크로매틱 하모니카 연주자로 정평이 나, 이날 공연에서도 화려한 멜로디를 들려줬다.

버스커버스커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당시 다른 드라마 OST 작업으로 녹음실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버스커버스커 음악감독이 녹음실을 찾아, 연주를 보고 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무대에 올라 작은 악기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박 씨의 모습을 보니, 단소정한(短小精悍)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작달막한 하모니카의 크기에도 불구, 정명하고 강한 음색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공연에서는 자작곡 ‘흔적’도 들을 수 있었다. 수년 전 30대가 된 뒤 삶의 다양한 흔적들을 돌이켜보며 이를 악곡에 녹인 작품이다.

“어떤 흔적은 감추고 싶고, 어떤 흔적은 따뜻하고 감사하게 느껴져요. 어느 기억을 떠올리며 감상하는지에 따라 같은 멜로디도 밝거나 어둡게 느껴질 겁니다”

이외에도 공연에서는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겨울’, 페데르센의 ‘여인의 그림’을 비롯해 스피바코프스키의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 클래식 레퍼토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박 씨는 변진섭, 이문세 곡과 민요 ‘새야새야’ 등을 연주하며 클래식·대중가요 하모니시스트로서의 면모를 모두 보여줬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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