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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아직도 5·18 진실의 입 다문 ‘서울의 봄’ 쿠데타 장본인들

by 광주일보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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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본 하나회와 5·18 광주
최세창 광주 첫 집단발포 자행
황영시 전차대대 동원 진압 지시
장세동 5·18 직전 광주 투입
정호용·박준병 ‘광주학살 5적’
정호용·최세창·장세동 생존
5월단체 “이제라도 진실 밝혀야”

장세동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 쿠데타 과정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신군부 중심인 ‘하나회’와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연관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KOBIS’ 통계에 따르면 영화 ‘서울의 봄’은 지난 6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527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기준 광주에서는 19만명이 넘게 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는 신군부의 핵심이자 전두환을 수장으로 한 군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1979년 12월 12일 이뤄진 쿠데타 과정을 그린다. 쿠데타 이후 권력을 장악한 하나회는 5개월여 뒤인 5·18 당시에도 광주 학살의 선두에 섰다.
 
주동자인 전두환 소장(영화 내 이름 전두광, 황정민 분)은 5·18까지 보안사령관 직책을 유지하면서도 중앙정보부장까지 겸직하며 정보·수사권을 독점했다. 이후 국내에서 민주화 열기가 거세지자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 광주에서 학살을 자행했다.
 
노태우 소장(노태건, 박해준 분)은 12·12 직후 장태완(이태신, 정우성 분) 소장을 밀어내고 수경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노태우는 군 수뇌부로서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시위 무력진압 등 각종 결정에 관여했으며, 5·18 진압의 바탕이 된 ‘충정작전’(최후 진압작전) 훈련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3·7·11공수부대를 훈련시켰다. 5월 21일에는 신군부의 ‘자위권’ 관련 회의에서 학살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자위권 발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하나회 원로로 등장하는 황영시 중장(한영구, 안내상 분)은 쿠데타 이후 육군참모차장 직함을 달고 진압 작전 논의에 직접 참여했다. 
 
황영시는 5월 21일 이구호 기갑학교장에게 “기갑학교 전차 1개대대(32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지시하고, 23일에는 소준열 계엄분소장에게 전화해 “희생이 따르더라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25일에는 전용기를 타고 광주로 와 소준열 계엄분소장에게 충정작전 작전지침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최세창 준장(김창세, 김성오 분) 제3공수여단장과 장세동 대령(장민기, 안세호 분) 수도경비사령부 제30경비단장은 광주에 직접 투입돼 학살을 진두지휘했다.
 
최세창은 광주에서 최초로 시민을 향한 집단 발포를 자행한 당사자다. 최세창은 1980년 5월 20일 광주 투입 명령을 받아 3공수여단을 이끌고 광주시 북구 광주역으로 갔으며, 부대원들에게 실탄을 분배하고 직접 권총 세 발을 쏴 집단 발포 신호를 내렸다. 이날 집단 발포로 최소 5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최세창은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다가 2006년 5·18 특별법에 따라 서훈이 취소되기도 했다.
 
장세동은 당시 특전사 작전참모로서 5·18 직전부터 광주에 투입돼 계엄군에게 진압 작전에 대한 조언을 해 줬다. 장세동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직보하는 비공식 지휘계통을 따라 광주에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 등과 육사 동기인 정호용(주완용, 현봉식 분)은 12·12 쿠데타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이틀 뒤인 12월 14일 로 특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정호용은 네 차례에 걸쳐 헬기를 타고 광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공수부대 3개 여단장들과 접촉, 진압대책을 논의하고 작전지휘에 개입했다. 5월 27일에는 도청에 진입하려는 공수부대에게 수류탄 등 군수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5·18 연구가들은 정호용이 12·12때 직접 참여하지 못해 공을 세우지 못하자 5·18 때 더 악랄하게 광주 시민들을 진압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호용은 ‘충정작전에 참가해 광주사태 진압에 공헌을 세웠다’며 1980년 6월 20일 충무무공훈장을 받았으며, 2006년에 박탈당했다.
 
박준병 소장(김병준, 공재민 분) 제20보병사단장은 광주학살 5적(전두환·노태우·정호용·박준병·이희성) 중 한 명으로 불린다. 
 
박준병이 이끌었던 20사단은 최전선을 지키는 전방부대임에도 5월 21일 오전 광주의 외곽을 봉쇄하기 위해 광주에 증파됐다. 20사단은 21일 밤 광주~목포간 도로에서 광주시로 들어오는 민간인 차량에 무차별 발포하는 등 학살을 했다. 
 
20사단은 5월 27일 도청 진압 작전에서 3개 연대를 모두 투입시켜 무자비한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도청 진압 직후로 추정되는 영상에서는 박준병이 소준열 계엄분소장과 함께 웃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준병 역시 5·18 진압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가 2006년 박탈됐다.
 
쿠데타 당시 동네 친구였던 김오랑(오진호, 정해인 분) 소령을 사살한 박종규 중령(박수종, 이승희 분) 제3공수특전여단 15대대장은 5·18 암매장과 연관이 깊다.
 
15대대는 5월 21일 광주~담양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한 광주교도소 서쪽에 배치돼 시위차량뿐 아니라 비무장 민간인 차량에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15대대 부대원들은 이 때 수습한 시신들을 광주교도소 남서쪽 담장 인근에 암매장했다고 증언했다.
 
6일 현재 5·18과 관련된 ‘하나회’ 핵심 인물들 중 생존한 이는 정호용, 최세창, 장세동 세 명뿐이며 이들 중 누구도 5·18에 대해 사죄하거나 핵심적인 증언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장세동은 언론 인터뷰에서 “5·18에 대해서는 사과할 필요도 할 것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신군부와 하나회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역사에 잘못 저지르면 결국 국민의 심판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쿠데타에 이어 5·18까지 역사에 죄를 지은 이들이 지금에라도 진실되게 반성하고 회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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