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이자 뉴욕 Van Der Plas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남진현의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공대에 입학했지만 학생운동으로 중퇴를 했다. 여러 기간 우여곡절의 삶을 살다 지난 2008년 미술공부를 시작해 사람의 얼굴을 모티브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는 인간의 다면성, 복잡성, 모순성을 표현한 것이다. 화면을 기하학적으로 분활해 각 선들의 만남과 충돌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작가에게는 ‘구성주의’ 양식의 첫 작품으로 인간의 분노와 슬픔 등을 담았다.
남진현 화가가 펴낸 ‘화가가 된 혁명가’는 ‘혁명가가 화가가 되는’ 지난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사노맹과 관련 8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이후 붓을 든 화가가 된다. 삶을 돌아보는 그림과 글이 주는 무게와 여운이 만만치 않다.
책은 모두 30개의 그림과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의 삶과 견주어 보면 작품 하나하나가 이야기이며 한 개인의 역사다.
지난 2012년 전시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1995년 제주’는 젊은 시절 8년간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던 시간을 담은 작품이다. 저자는 가장 혹독했던 시절을 푸른색으로 묘사했다. “두 눈은 고통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초점을 잃었다. 그래도 서늘한 빛을 내며 앞을 바라보고 있다. 긴 코는 사색의 시간인 듯 고뇌의 깊이인 듯, 거친 머리카락은 마치 쇠창살 같구나.”
한편 전우용 역사학자는 “그의 그림에는 혹독한 세상을 살아온 그와 그의 시대가 감겨 있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살아온 삶의 총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평한다. <빈빈책방·1만6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문학·북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살이, 섬밥상 - 김준 지음 (0) | 2023.12.16 |
---|---|
배정원의 사랑학 수업 - 배정원 지음 (0) | 2023.12.10 |
어느 작가의 오후 -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서창렬 외 엮음 (0) | 2023.12.09 |
우리에게 남은 시간 - 최평순 지음 (0) | 2023.12.09 |
민중의 시대 - 박선영 엮음·박종우 옮김 (1) | 2023.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