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광주 작가들과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예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고 있어 화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공공기금 없이 민간기업 등 후원과 펀딩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콜렉티브오피스는 아트자카르타, 인도아트나우와 함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을 족자카르타 잇츠레디스페이스에서 진행 중이다. 전시 제목은 영국 미술비평가이자 사회비평가인 존 버거의 저서와 동일하다. 시간과 경계를 떠나 동시대 작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나누자는 취지를 담았다.
지난 3일부터 시작돼 오는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아트자카르타, 족자카르타비엔날레 기념으로 초대됐으며, 전시가 열리는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보르부드르사원 등 유적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참여 작가는 김자이, 유지원, 이세현, 이인성, 임용현, 정승원, 정정하, 하루.k 등 모두 8명이며 회화, 사진, 설치, 영상, 판화 등 다양한 장르와 컨셉이 특징이다. 작가들은 지난 3일부터 22일까지 족자카르타에서 레지던시를 하며 현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콜렉티브오피스가 아트자카르타 & 인도아트나우의 협업으로 시작했으며, 기획은 콜렉티브오피스와 인도네시아 잇츠레디스페이스가 맡았다. 특히 프로젝트의 시작점이자 후원자인 아트자카르타 디렉터 톰 탄디오는 광주 작가들과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공통점과 차별성에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큐레이터를 맡은 이은하 콜렉티브오피스 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전시는 광주지역 작가들의 국제 교류의 장을 넓히고 추후 국제 레지던시 및 전시 기회를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세계미술시장의 중요한 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국가 미술계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광주 작가들의 예술적 실천과 작가적인 고민, 소통의 열망을 인도네시아에 소개해 궁극적으로 문화예술의 교류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이번 전시의 포스터는 이츠레디스페이스의 스타작가인 락사마나 료의 디자인으로 제작돼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전시에 참여한 8명의 작가들은 모두 1980년대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시대적인 아픔과 변화, 발전을 느끼고 경험했던 작가들로 나름의 예술적 지향이 뚜렷하다.
김자이 작가는 다양한 레지던시 등을 매개로 소통과 휴식을 탐구하는 작품활동을 해왔다. 유지원 작가는 개인이나 집단의 기억에 드리워진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 등을 이야기한다.
이세현 작가는 근현대사에서 발생했던 사건의 중심을 토대로 역사와 현재에 대해 질문하며 이인성 작가는 동시대 개인의 삶을, 작가로서 충돌하고 진화하는 자아를 은유적으로 구현한다.
미디어아티스트 임용현은 초미디어 현실을 풍자적이고 지적인 방식으로 비판하며, 정승원 작가는 예술이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쉼을 인도하는 선물이라는 생각을 지향한다.
정정하 작가는 값비싼 재료가 아닌 것을 이용해 고급 예술의 경계와 본질을 물으며 하루.K는 물질과 산수로 상징되는 정신의 문제를 유희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한편 이 콜렉티브오피스 대표는 “행사가 민간 기업 후원으로 진행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레지던시를 계기로 2024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인도네시아 파빌리온 개최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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