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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나 역사의 중요한 계기, 변화가 오는 굴곡 등을 ‘변곡점’이라 부른다.
국제분쟁사의 화두가 되는 한반도 핵 문제 또한 변곡점들을 수차례 마주해 왔다. 남북정상회담, 북한의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 등 파다하게 알려진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6자회담(2003~2007), 북한의 위성 발사시도와 오바마 정부의 대응(2009), 하노이 북미정상회담(2019) 등은 낮은 인지도에 비해 한반도에 파급력이 컸다.
핵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가 한반도 핵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책이 출간됐다.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관찰하며 모은 사실, 통찰을 엮어낸 ‘핵의 변곡점’이 바로 그것.
저자는 복잡미묘한 외교관계 속에서 북한이 ‘이중경로 전략’을 취하면서 핵개발과 외교 노선을 동시에 모색해 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의 초점이 여태 ‘비핵화’에 맞춰져 있다며 맹렬히 비판하고, 핵폐기 아니면 자멸이라는 양자택일을 북에 강요해 온 미국 정부의 기조 또한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핵 담론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린다. 북한 참수, 전술핵 보유 등 파괴적 수단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위기를 돌파하는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김정은의 갈등, 문재인-김정은 사이에 오갔던 비핵화 논의, 제3국과의 미묘한 역학관계의 중심에 우리나라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창비·3만 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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