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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코로나발 ‘생계 공포’에 서민들 한숨소리 깊어간다

by 광주일보 202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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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확진자 “생계가 우선” 잠적…병원 대신 영광 공사장으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연일 북새통…“지원금 언제 나오나” 발동동

 

7일 오후 광주시 북구 북동 광주고용복지플러스 센터 11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자 등이 줄을 서고 있다.

코로나19발(發)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코로나가 왔든 어쨌든 먹고 살아야겠다며 병원 대신, 공사장으로 뛰어가는 확진자가 생기는가 하면, 긴급 고용안전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몰려들면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계가 끊길 위기에 내몰린 취약계층을 먼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먹고사는 게 더 두려워=7일 보건당국과 동구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1시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A씨(118번 확진자)가 병원으로 가지 않고 잠적했다가 다음날 오전 9시 30분께 영광의 한 공사장에서 붙잡혔다.

확진소식을 접한 A씨는 보건 당국 관계자와 통화에서 ‘주말까지 100만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일해야 하는 처지라 삶에 미련이 없다’며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일감을 찾아 영광군 농수로 현장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이틀간 광주지역 학교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지난 3일부터 일감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머무르고 있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생계를 이유로 공사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같은 일용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일감 부족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일감이 뚝 끊기면서 코로나 보다 당장 생계를 해결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광주시 북구 중흥동 태봉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송주찬 인력사무소장은 “일감이 부족해 오늘 인력사무소를 찾은 10여명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건설 현장들도 당장 급한 일이 아니면 뒤로 미루고 있다”면서 “예년 같으면 일감이 넘쳐 인력을 서로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시기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감 자체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인력사무소끼리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어 아침마다 각 인력사무소에 사람이 넘친다는 연락이 온다”고 푸념했다.

집 안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가사일을 돕는 가사도우미들도 마찬가지이다.

광주YWCA가 지원을 받아 가정집에 투입하는 가사도우미들의 경우 수입이 끊긴 가사도우미들의 일감 찾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외부인과의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가사도우미들을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YWCA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가사도우미 일감이 20~40%정도 줄어 들고 있다”면서 “기존 가사도우미를 이용하던 가정들도 보류나 취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대학생 김모(여·24)씨는 6개월 간 일했던 카페를 지난달 그만뒀다. 손님이 몰려 일손이 달려야 인력을 필요로하는데 김씨가 일했던 가게는 경기 침체에 코로나19로 찾아오는 손님마저 없다보니 문을 닫으면서 일방적으로 해고된 것이다.

김씨는 “당장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적당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에 손 내밀었는데…언제쯤 나오려나=자영업·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극심한 경기 침체로 살 길이 막막하다며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에 목을 메고 있지만 언제 지급될 지 몰라 발만 구르고 있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을 받는 고용 복지플러스 센터는 연일 북새통이다. 지원금 신청을 하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자들로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다.

7일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한 오프라인 접수에서 지난 6일까지 3835명이 신청서를 냈다. 하루 평균 348명의 영세자영업자, 무급휴직자,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관련 방문자만 접수자의 2배가 넘는 9296명에 달했다. 특히 5부제가 풀린 지난 6일 하루에만 1485명이 방문해 600명이 신청서를 냈다.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광주지역이 오프라인 신청자가 많기로 전국에서 손에 꼽는다. 치과의사들도 25%수입이 줄었다고 지원금을 신청하러 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8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광주시에서 5명의 인력도 지원 받아 야근을 해가며 신청서류를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나 소득이 감소한 영세자영업자 특수 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자에게 1인당 150만원씩 주는 정부지원금이다.

하지만 2주 내 지급 해준다던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의 실제 지급이 한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목 빠지게 기다리던 신청자들 사이에서 ‘한달이나 걸려 주면서 무슨 긴급지원이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고용복지센터측은 “온라인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이 한달여 만에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넘게 몰리면서 심사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지원금을 신청한 개인택시 운전자 김모(55)씨는 “2주내 지급 가능하고 서류 보완이 필요하면 늦어도 3주내 지급이 완료된다고 들었지만 오늘까지 지급이 되지 않았다”면서 “고용센터에 전화를 해도 담당자가 11층에 가있어 모른다고 이야기만 해 너무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지원금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지난달 29일 “고용부 전 직원이 매일 10건씩 지원금 서류 심사를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려 기존 지급센터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전 직원이 달라붙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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