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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모든 분들께 영광 돌리고 싶어”

by 광주일보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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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공희 대주교 백수연
5·18 민주화운동 현대사 산증인
김대중재단 주최, 100주년 축하
김희중 전 대주교·함세웅 신부 등
천주교·학계 인사 200여 명 참석

광주전남 김대중재단 주관으로 윤공희 대주교 백수연을 축하하는 행사가 7일 라마다프라자충장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앞줄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 윤 대주교(가운데), 김희중 전 천주교광주대교구장(왼쪽), 권노갑 재단 이사장. /나명주 기자mjna@kwangju.co.kr

 

“우리가 5·18을 기념하는 것은 5·18 정신이 참되게 부활해 이 세상에 그 정신이 계속 이어져 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것을 실천하고 증거하기 위함입니다. 아직도 생명의 가치와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간성이 거부당하는 희생이 크기 때문입니다.”(201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미사 중)

윤공희 대주교는 시대의 큰 어른이자 5·18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다. 한국 가톨릭 생존 주교 가운데 최고령인 그는 일제 강점기, 해방과 분단, 6·25전쟁, 유신독재, 5·18항쟁 등 굴곡의 현대사를 건너오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좌표를 제시했다.

윤공희 대주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백수연’(白壽宴)이 7일 오전 광주시 동구 라마다프라자충장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김대중재단이 주최하고 광주전남 김대중재단이 주관한 백수연은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윤 대주교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재단 및 천주교, 시민사회단체, 학계, 언론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함세웅 재단 원로자문위원, 김희중 전 천주교광주대교구장, 옥현진 광주대교구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낙연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원혜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 김춘성 조선대 차기 총장, 김종배 전 국회의원 등 시민사회단체,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주교 입장으로 시작된 백수연은 1부 축하무대, 2부 공식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병열 재단 자문위원 사회로 펼쳐진 축하공연은 문화신포니에타 단원들의 무대로 꾸며졌으며, 가수 은희가 ‘꽃반지 끼고’등을 불러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진 공식행사는 최경주 광주전남 김대중재단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특히 80년 5월항쟁 당시 부친 조사천의 영정 사진을 든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조천호 씨가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목걸이를 윤 대주교에게 걸어주어 눈길을 끌었다. 다음으로 10여 분에 걸쳐 ‘윤 대주교가 걸어온 길’ 영상을 시청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고,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습니다’라는 기도로 시작된 영상은 한국 현대사의 큰 어른 윤 대주교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1924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출생한 윤 대주교는 부모 모두 독실한 신자였다. 1949년 함경남도 덕원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북한의 가톨릭 탄압을 피해 남으로 내려온다. 이후 1950년 현재 가톨릭대학인 서울 성신대학을 졸업하고 사제서품을 받는다. 교황청으로 유학을 떠나 1957년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석사학위, 1960년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광주와의 본격적인 인연은 지난 1973년 10월 광주대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다. 27년간 교구장을 맡아 지난 2000년 은퇴할 때까지 가장 잊을 수 없는 뼈아픈 기억은 80년 광주 5·18이다.

당시 윤 대주교는 광주에 있는 미국인 신부와 광주 미국문화원장을 통해 미국 대사에게 ‘5·18은 계엄군의 잔혹한 폭력 때문에 발생했다’는 내용을 알렸다. 또한 이듬해에는 김수환 추기경과 상의해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을 만나 5·18 관련자들의 사면을 요청했다.

권노갑 재단 이사장은 축하 메시지에서 “윤 대주교님은 한국인의 영혼을 맑게 해주셨을 뿐 아니라 사제로서 역사와 국민과 함께 하셨다”며 “민주와 인권, 생명과 평화, 정의를 영구히 가져가야 할 소중한 가치로 깨우쳐 주시고 인도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대주교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하느님 은혜이고 신자들의 기도 은덕이다. 오늘의 이 자리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후광을 받아서 있지 않나 싶다. 그 분을 ‘행동하는 양심’이라 이야기들 하는데 저는 ‘행동하는 신앙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고생하신 분들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로 답례를 대신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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