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줄어든 광주 살림…시-시의회, 예산갈등 예고

SOC·민원성 사업·축제 예산 등 우선순위 밀린 사업 ‘줄삭감’ 우려
시의원들 ‘지역구 예산 챙기기’ 경쟁…시, 10일 본예산안 의회 제출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내년 본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역대급 세수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허리띠 졸라매기’ 외엔 뾰쪽한 방법이 없는 탓에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떨어지는 SOC·민원성 사업·축제 예산 등의 ‘줄삭감’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를 가진 시의원들 입장에선 선거구 내 민원성 신규 사업이나 숙원사업, 계속사업 예산확보 실적이 지역구 기반 강화 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시와 시의회(원)간 예산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의정협의회를 열고 2024년 본예산안 사전 설명과 협의를 했다.

강기정 시장 등 광주시 주요간부와 정무창 의장 등 광주시의회 의장단이 참석한 이날 협의회에선 주요 안건으로 2024년도 재정여건과 예산규모, 예산편성 기본방향, 사업 시기 및 규모 조정 분야, 실국별 주요 반영 사업 등이 제시됐다.

시는 이날 부동산 거래 감소,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국세와 지방세가 4000억원 정도 줄어 들어 광주시 살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을 시의회와 공유했다.

광주시는 ‘2024년 본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사업 시기와 규모 조정을 통한 세출 구조조정 사업, 편성된 사업 원칙과 기준, 축제 예산의 통합 운영 취지, 민간위탁 및 보조금사업 통폐합 기준, 법정부담금 분할 편성, 중단사업 등을 설명했으며 광주시의회 의장단도 관련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협의회에선 효율적인 세출 구조 조정에 대한 의견 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결국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떨어지는 SOC 및 민원성 사업에 대한 시기 연기 및 축소, 축제 등 이른바 소비성 사업 예산 삭감 등 외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는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023년 제3회 추경에 이어 내년 광주시 살림도 계속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내년도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시의회와 재정여건을 공감하고, 재정가뭄과 민생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고자 의정협의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무창 시의회 의장은 “경제위기 상황에는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정부 정책에 따라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며 “내년 예산 편성에서 광주시가 현안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미래를 대비한 사업들을 꼼꼼히 챙기는 예산편성이 될 수 있도록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시와 시의회 안팎에서 내년도 대규모 예산삭감을 앞두고 ‘지역구 이기주의’를 장착한 시의원간 치열한 예산확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의원은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 예산이라는 곳간이 줄면 각 지역구를 대표하는 시의원간 예산갈등도 깊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집행부인 광주시와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도 높다”면서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힘을 모아 예산 위기를 극복해야할 시점에 ‘지역구 챙기기식’ 갈등으로 시민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10일께 내년 본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지난해 제출한 본예산안(7조2535억원)보다 줄어든 7조원 안팎의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AICON 광주 2023’ 인공지능 현재·미래 조망하다

 

김호진 전남도의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남환경산업진흥원 소극적 행태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