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환급·제철 수산물 구매로 매월동 농수산물시장 북적
"40% 할인…안 올 이유있나요"
‘반 값’ 킹크랩 도심 대형마트 오픈런
수량 부족 품절에 빈손 귀가 고객 속출
“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온누리상품권까지 준다니 오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지난 21일 오후께 찾은 광주시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시장 내 수산동. 제철을 맞은 대하, 꽃게, 갈치 등으로 점포마다 판매대가 꽉 채워진 수산동 내부는 시민들로 붐볐다.
상인과 고객 사이 흥정하는 소리, 지나가는 고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려는 상인들의 활기찬 외침이 시장 안을 가득 메웠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로 수산물 소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수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맘때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제철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것도 있겠지만, 정부가 ‘대한민국 수산대전’ 행사로 진행하는 ‘온누리 상품권 환급’ 제도가 컸다. 정부는 2만5000원까지 1만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만원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금하고 있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 박혜원(여·59)씨는 “5만원 어치를 사면 2만원을 돌려주는데, 사실상 40% 할인해주는 격”이라며 “환급 제도가 시작한 9월부터 매주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수산물을 구매하고 받은 영수증은 건물 2층 한쪽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교환해주고 있었다. 교환처 역시 줄을 선 채 1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방문객 황희균(36)씨는 “환급받은 상품권으로 대하와 함께 먹을 채소, 딸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구입하려 한다”며 “요즘 같은 고물가에 꽤 좋은 제도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누리 상품권 환급제도는 시장 상인들의 매출증대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 상인은 “상품권 환급제도를 시작하면서 매출이 30%는 늘었다”면서 “평일 환급은 오후 1시부터 가능하다. 시장 내부가 한산하다가도, 오후 1시만 넘어서면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말했다.
수협 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시작한 온누리상품권 환급제도로 지난 19일 기준 5억5000만원이 환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광주 도심 대형마트에서는 수산물 때문에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50분께 찾은 광주시 서구 농성동 이마트 광주점 입구는 개점시간인 오전 10시를 앞두고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매장 운영 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든 이유는 킹크랩 할인 행사 때문.
지난달만 하더라도 100g에 1만원 중반대였던 킹크랩을 100g당 5000원대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몰려든 것이다.
10시 정각에 맞춰 문이 열리고 수십명의 고객들이 수산물 코너로 향했지만, 이내 이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비쳤다. 킹크랩이 품절되면서 입고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오늘은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킹크랩을 구매하기 위해 주말 아침 일찍부터 마트를 찾았던 일부 고객들은 매장 관계자에 따지듯 물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시민은 “킹크랩을 구매하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꽃게와 굴, 홍가리비 등 다른 수산물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마트 광주점 관계자는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다음 주 총 400㎏를 주문했으니 더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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