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최대 0.2%P 인상…50년 만기 주담대 만34세 이하 제한도
우리은행, 13일부터 최대 0.2%P↑…신한, 대출금리인상 검토 중
5대 은행 대출 잔액 5개월 연속 증가…서민 원금상환 부담 높아져
“분양가도 부담인데 은행권 대출금리까지 오른다니 걱정이네요….”
직장인 김모(32)씨는 올해 3월 주택청약을 통해 84㎡ 규모 아파트를 분양가 5억2000만원 상당에 분양을 받았다.
김씨는 여섯 차례에 걸쳐 총 3억1000여만원을 대출받기로 했는데, 예상되는 이자만 2500여만원에 달한다. 최근 은행권에서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리기로 하면서 김씨의 걱정은 더 깊어지고 있다.
김씨는 “현재 금리는 4.49%인데 1년마다 갱신하기로 약정했다. 최근 기준금리가 되는 COFIX(코픽스) 금리가 올라 다음 회차 대출에는 이자가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5%까지 오르면 이자는 300만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며 “분양가도 비싸 고민이 깊었지만 내 집 마련 기회라고 생각해 과감히 주택 청약을 신청했는데, 요즘 들어 후회가 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수요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은행권이 금리 인상이 나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영업점 등에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 0.1%포인트, 0.2%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 역시 0.2%포인트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은 또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만 34세 이하’에만 내줄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현재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 주 중 인상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이런 금리 인상과 초장기 대출 상품 연령제한 조치 등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 요청에 대한 호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KB나 우리, 신한 외 은행 중에서도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른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동안 금리를 같이 인상하지 않고 혼자 가만히 있으면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 당국과 5대 은행 부장단은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수요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8591억원(514조9997억원→517조8588억원) 불었는데, 이 증가 폭은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가장 컸다.
은행권의 이 같은 금리인상 기조에 서민들은 원리금 상환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은행권 관계자는 “오는 16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 고통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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