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떠오르는 막연한 불쾌감을 불공정성으로 정의하면, 무엇이든 막연히 ‘공정’해야만 할 것 같기 때문. 형평성을 잃지 않고 균등한 사회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과연, ‘페어플레이 정신’이란 인류에 필수적이며 언제나 정의로운 절대 선일까.
이 같은 의문을 날카롭게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30년 넘게 영국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옥스퍼드 메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지면에 저널을 발표해 온 벤 펜턴의 ‘공정이란 무엇인가’가 바로 그것.
“오늘날의 ‘포퓰리스트(populist)’ 리더들은 자신이 정치인이 되었을 때, 유토피아를 가져오는 데 계속 실패하는 경우 다른 사람들을 탓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 ‘민중의 적’은 장소와 시기에 따라 다양하다.”
저자는 정치인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타인을 책망하는 방편으로 공정성 개념을 수단화한다고 말한다. 개인적 이익이나 당색으로 말미암아 공정함을 운운하는 이들이 사회에 많고, 시민들은 이들을 ‘민중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정성의 반의어가 불공정이라는 착각은 우리를 막연한 공평성에 집착하게 만든다. 삶의 부조리한 부분이 세계의 균열 때문이라는 생각은 한편에서 편리하다.
저자는 이러한 편의주의적 발상에 반기를 들며 사회, 정치, 역사, 스포츠 등 분야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함을 언급한다. 그러면서 사회구조의 수평 추를 기계적으로 저울질하는 것만이 유의미한 것이 아니라, 균질화된 인간 내면 심리와 중심 잡힌 사고가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