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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이건음악회’ 리뷰
클래식 연주회 성료…광주일보 후원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
드뷔시·하이든·슈베르트 곡 울려퍼져
듀오, 트리오, 퀸텟. 관악, 타악, 건반악…….
클래식에는 수많은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현악 4중주를 의미하는 ‘스트링 콰르텟’은 악명 높다. 조그만 자극에도 천변만화하는 현악기들을 섬세하게 조율해야 하고, 악기 간 합도 정확히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현악 4중주단에는 국가나 도시 이름이 붙곤 한다. 예술가들이 함께 둥지 튼 곳에서 장기간 호흡을 맞춰야만 완벽한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저녁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 ‘제34회 이건음악회’는 현악기들의 정교한 선율과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대표 박승준, 안기명)이 1990년부터 지역 문화메세나 운동을 목표로 34년째 진행하고 있는 클래식 연주회로 광주일보사가 후원하고 있다.
독일에 터를 잡아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은 2016년부터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볼프람 브란들을 중심으로 리판 주(제2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가 함께 결성한 스트링 콰르텟이다.
450년 전통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에서 현악파트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현악 합주의 묘미를 선사했다.
먼저 드뷔시 곡 ‘현악 4중주 G단조 Op.10’이 막을 열었다. 드뷔시가 생전 남긴 단 한 곡의 현악 사중주 작품으로 초연 당시에는 청중, 평론가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20세기에 이르러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활달하고 리드미컬한 연주는 감동 그 자체였다.
네 연주자가 함께 선보이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은 압권. 찰현악기(擦絃樂器)임에도 활을 사용하지 않고 현을 손가락으로 퉁겨 연주하는 기법인데, 탄현악(彈絃樂)으로도 불린다. 절묘한 리듬감을 요구하는 악곡은 높은 연주 난이도를 필요로 한다. 관객들은 화려한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현의 노래’에 동참했다.
아울러 연주자들은 활을 켜듯 부드럽게 연주하는 아르코(arco) 주법도 새롭게 해석했다. 비올라 연주자 유스트 카이저는 비올라의 활을 깃발이나 창을 휘두르듯 흔들었는데, 사운드·퍼포먼스 두 측면에서 인상적이었다. 피치카토와 아르코 주법을 오가는 숙련된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클래식의 세계에 몰입하게 했다.
이외에도 ‘콰르텟’을 처음 명명한 하이든의 악곡 ‘현악 4중주 F단조 Op.20 5번’도 울려 퍼졌다. 작품 번호 ‘20번’에 속하는 총 여섯 곡은 하이든에게 현악 4중주의 기수라는 명성을 준 장본인.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다.
피날레는 슈베르트가 작곡한 마지막 실내악곡 ‘현악 5중주 C장조 D956’이 장식했다. 빠르게-느리게 템포를 오가며 변주되는 악상은 신선한 호흡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물론 이날 공연장에 울려 퍼진 클래식 레퍼토리에는 가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묵언의 음계들은 아름다운 소리로 가을밤을 수놓았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클래식에는 수많은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현악 4중주를 의미하는 ‘스트링 콰르텟’은 악명 높다. 조그만 자극에도 천변만화하는 현악기들을 섬세하게 조율해야 하고, 악기 간 합도 정확히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현악 4중주단에는 국가나 도시 이름이 붙곤 한다. 예술가들이 함께 둥지 튼 곳에서 장기간 호흡을 맞춰야만 완벽한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저녁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 ‘제34회 이건음악회’는 현악기들의 정교한 선율과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대표 박승준, 안기명)이 1990년부터 지역 문화메세나 운동을 목표로 34년째 진행하고 있는 클래식 연주회로 광주일보사가 후원하고 있다.
독일에 터를 잡아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은 2016년부터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볼프람 브란들을 중심으로 리판 주(제2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가 함께 결성한 스트링 콰르텟이다.
450년 전통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에서 현악파트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현악 합주의 묘미를 선사했다.
먼저 드뷔시 곡 ‘현악 4중주 G단조 Op.10’이 막을 열었다. 드뷔시가 생전 남긴 단 한 곡의 현악 사중주 작품으로 초연 당시에는 청중, 평론가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20세기에 이르러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활달하고 리드미컬한 연주는 감동 그 자체였다.
네 연주자가 함께 선보이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은 압권. 찰현악기(擦絃樂器)임에도 활을 사용하지 않고 현을 손가락으로 퉁겨 연주하는 기법인데, 탄현악(彈絃樂)으로도 불린다. 절묘한 리듬감을 요구하는 악곡은 높은 연주 난이도를 필요로 한다. 관객들은 화려한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현의 노래’에 동참했다.
아울러 연주자들은 활을 켜듯 부드럽게 연주하는 아르코(arco) 주법도 새롭게 해석했다. 비올라 연주자 유스트 카이저는 비올라의 활을 깃발이나 창을 휘두르듯 흔들었는데, 사운드·퍼포먼스 두 측면에서 인상적이었다. 피치카토와 아르코 주법을 오가는 숙련된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클래식의 세계에 몰입하게 했다.
이외에도 ‘콰르텟’을 처음 명명한 하이든의 악곡 ‘현악 4중주 F단조 Op.20 5번’도 울려 퍼졌다. 작품 번호 ‘20번’에 속하는 총 여섯 곡은 하이든에게 현악 4중주의 기수라는 명성을 준 장본인.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다.
피날레는 슈베르트가 작곡한 마지막 실내악곡 ‘현악 5중주 C장조 D956’이 장식했다. 빠르게-느리게 템포를 오가며 변주되는 악상은 신선한 호흡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물론 이날 공연장에 울려 퍼진 클래식 레퍼토리에는 가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묵언의 음계들은 아름다운 소리로 가을밤을 수놓았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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