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중학교 학생주도형 ‘체인지메이커’ 수업 눈길
학생들 교과서 주제와 지역 현안 연계 연구·해결방안 모색
“통통 튀는 아이디어 인상적”…정책제안서 군수에 전달키로
완도중학교에서는 2년째 특별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은 3학년 학생들이 지역 현안을 직접 연구하고 해결방안까지 마련하는 학생주도형 ‘체인지메이커’ 수업이다. ‘내 손으로 우리 마을의 변화를’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도시재생, 인구문제, 지역화 전략 등 사회 교과서에서 선정한 주제를 지역 현안과 연결해 정책을 연구하고 기획한다.
해당 수업을 기획한 최재원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참여하는 역량을 키워주고자 했다.
“어른들도 생각지 못한 통통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실제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연령대를 전부 조사해서 인구 정책을 수립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완도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야 말로 지역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박사더라고요.(웃음) 학교는 아이들이 스스로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 있도록 돕는 둥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체인지메이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교육현장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직접 지역사회에서 실현하고 적용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공동체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역발전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나아가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을 위한 정책을 기획하면서 낙후된 지역, 시골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수업에서 대외협력부장을 맡은 김준언 군은 완도에서 방치되고 있는 국제해조류센터 건물을 지역의 문화행사와 축제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번 수업을 통해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평소 학업에 성실히 임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사실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책을 달달 외우는 공부를 했어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만 했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이번 수업을 통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그 목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이후에 나중에 완도군에서 일해보고 싶다며 도시계획과 도시재생에 관심이 생긴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10월중에 직접 제작한 정책 제안서를 신우철 완도군수에게 전달하고 군청 실무진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실제 정칙 수립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완도군 정책제안공모전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학교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교실 밖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국 미래에 지역을 이끌어가는 것은 아이들이니까요.”(최재원 교사)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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