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족 찾으러 한국 방문한 네덜란드 마리트 김씨
엄마 김지미씨 1970년 2월 광주 출생 추정…1973년 5월 입양
“DNA 정보 등록, 가족 찾는 데 도움…가족 찾고 한국서 살고파”
“사랑스러운 주근깨를 물려주신 조부모님을 찾고자 한국에 왔습니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마리트(29·Marrit Kim van der Staaij·사진)씨는 지난 8월 17일 난생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의 가족들을 찾기 위해서다. 현재는 대구의 한 연구원에서 생물의학과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연구를 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중이다.
“엄마는 자신이 한국 태생이라는 사실을 늘 자랑스러워 하셨어요. 저와 제 언니 오빠에게도 김 씨 성을 물려주셨죠. 어머니께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졌어요. 가족들을 찾고 어머니의 조국인 한국에서 꼭 살고 싶습니다.”
마리트의 어머니는 1970년 2월께 광주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입양 서류에 따르면 그녀의 이름은 ‘김지미’다. 김 씨는 1971년 2월 5일 버려진 채로 발견돼 광주시에 있던 ‘정현 베이비홈’에 맡겨졌다. 1973년 5월 네덜란드인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쭉 네덜란드에서 자랐다.
김 씨는 2008년에 운명을 달리했지만, 마리트는 어머니가 남겨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자신의 뿌리를 찾겠다는 마음에 한국으로 왔다.
마리트는 한국에서 조부모님과 가족들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 2019년 미국 DNA 분석 서비스인 ‘23&me’와 ‘325Kamra’를 통해 DNA검사를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매치된 결과는 없었다. 입양 서류에서는 어머니의 생물학적 가족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사회봉사회에도 입양 서류를 요청했지만 마리트 씨는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입양인 본인이나 입양 부모만이 입양 서류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입양 서류를 받도록 도와준 할아버지마저도 지난 9월 돌아가셨다.
마리트는 그럼에도 자신의 한국 핏줄을 찾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어쩌면 조부모님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에요. 그들도 아마 딸이 어떻게 됐는지 몰라서 평생을 걱정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조부모님과 가족들을 찾아뵙고 저희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셔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는 없지만 한국 가족들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마리트는 자신뿐만 아니라 입양된 가족을 찾아 헤메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DNA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올려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DNA 정보를 기관에 등록하면 입양된 가족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입양인들이 당신을 찾고 있어요. 먼 곳에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형제자매가 있을지도 모르죠. 325Kamra 이메일(FamilySearch.kr@325kamra.org)로 무료 DNA 검사를 신청할 수 있으니 꼭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970년 2월경 태어난 김지미씨를 알거나 비슷한 입양 날짜의 가족을 찾고있다면 마리트의 메일(mkvdstaaij@gmail.com)이나 광주일보 이메일(kwangjuilbo1@naver.com)로 제보.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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