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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수묵화의 무한 변신…다양한 장르에 스며들다

by 광주일보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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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개막…목포 문예회관 등 19곳서 열려
수용·연대하며 변신하고 진화
실험 곁들인 현대적 작품 한자리
15국 해외작가 레지던시 작품도
‘이건희 컬렉션 조우’도 볼거리
광양도립미술관 10월까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0월 31일까지 목포 문예회관, 진도 운림산방을 비롯해 전남 시군 일원에서 펼쳐진다.

동양적인 수묵화의 다채로운 변신.

수묵화는 더 이상 고전적인 화풍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인접 장르를 과감하게 수용하고 ‘연대’하면서 새로운 작품으로의 변신과 진화를 거듭했다.

전남은 공재 윤두서, 소치 허련, 남농 허건 등 수묵화의 거장을 배출한 수묵화의 본고장이다. 이들의 작품에는 여백과 깊이, 인문학의 향기가 스며있어 보는 이에게 고아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준다.

기존 수묵화는 전통 그대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데 반해, 젊은 작가들이 재해석한 수묵의 재료성과 현대성은 수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확장시킨다. 전통 수묵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다양한 장르로 확산하는 수묵 작품을 보는 맛은 쏠쏠하다.

지난 1일 개막한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10월 31일까지)는 동양적인 전통 수묵화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토대로 한 현대적인 수묵화를 만나는 자리였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는 막바지 전시 준비로 한창인 목포 문예회관, 노적봉공원미술관, 진도 운림산방, 진도향토문화회관 등을 찾았다.

전시장에서는 ‘물드는 산, 멈춰선 물’이라는 주제처럼 산과 물이 융합되고 변주되는 양상을 개성적인 붓질로 표현한 작품을 다수 볼 수 있었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관념이 눈앞에 실재하는 모습은 사뭇 이채로웠다.

류회민 작 ‘계곡’

목포 문예회관 1관에는 ‘산-물, 바람-빛’과 ‘목포는 항구다’를 주제로 한 작품이 내걸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오용길 작가가 화선지에 수묵담채를 그린 ‘사계’였다. 작가는 “사계절의 변화와 인생의 성장과정을 한 화면에 담아 시간의 흐름과 인생의 유년시절부터 노년시절로의 변화를 연결시켜 보았다”고 밝혔다.

수묵화가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할 수도 있을까 싶었다. 벽면을 장식한 그림은 사계절과 삶의 행로를 연계해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권세진 작가의 ‘바다를 구성하는 1482개의 드로잉 1482’는 섬세한 감정과 생동감이 돋보였다. 자연의 흐름처럼 작가의 감정이 종이에 번져 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맞은편에 걸린 류회민 작가의 ‘계곡’은 권 작가의 바다 관련 작품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물드는 산, 멈춰선 물’을 상정하는 작품의 배치인 듯했다. 류 작가가 계곡을 소재로 자연에 대한 감정이입을 대상의 재현이 아닌 주관적 해석으로 담아낸 점이 눈길을 끌었다.

15개국 해외작가들의 레지던시가 열리는 공간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먼저 우용민 작가의 ‘눈꽃’은 정통 수묵화의 멋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겨울 지리산을 그리기 위해 한겨울 내내 지리산에 올랐다 한다. 매일매일 숨을 쉬듯, 밥을 먹듯 그림일기를 쓰고 그렸고 그것이 모아져 눈꽃이 핀 겨울 지리산으로 탄생했다.

요요진 작 ‘눈물, 평화’

요요진 작가의 ‘눈물, 평화’ 작품도 오래도록 시선을 붙들었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노래가사의 일부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며 이 노래가 대중들에게 소개되기까지 부당함에 맞서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들이 있었고 나아가 그 당시 대중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태국 소사폰 작가가 수묵의 특성을 이해하고 풀어낸 작품, 베트남 작가 닥닥오의 복(福)이라는 작품도 이색적이었다. 특히 닥닥오 작가는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가 이슈가 된 상황을 물고기를 그려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진도 운림산방 소치 1관·2관에는 모두 6명의 작가가 ‘화담’, ‘지자요수 인자요산’을 주제로 출품한 작품이 걸렸다. 문인화의 풍모를 보여주는 대가들의 산수화와 미디어아티스트 6인의 인터렉티브형 전시다. 장세희 작가의 ‘마음의 궤적’, 김병호 작가의 ‘관찰-수평정원’ 등은 수묵화의 무한 변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이밖에 특별전시관 3개관(광양도립미술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해남 대흥사)을 비롯해 14개 시·군 18개소의 시·군 기념전도 수묵의 아름다움과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광양 도립미술관에서는 오는 10월까지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조우’를 개최해 수묵과 현대미술의 아름다움과 특별함, 조화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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