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웅 컬렉터, 오 화백 스케치북 구입
오 화백 손녀 “화풍 생소·필체 아냐”
미술관, 감정 결과 보고 대책 논의
동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어느 수집가의 인연’에 소개된 오지호 화백의 미공개 작품이 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미술관은 위작 논란이 제기된 작품을 철거하고 다른 작품으로 대체한 상태다.
미술관은 지난 9일부터 문웅 컬렉션 ‘어느 수집가의 인연’(10월 3일까지)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오 화백의 1956년 작 20여 점이 소개됐다. 특히 한국인상주의를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오 화백의 미공개 그림이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문제는 오지호 화백의 그림이 유족을 비롯한 지역 미술계 관계자들에 의해 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림은 스케치북에 펜과 목탄을 이용해 그린 작품으로 인물 스케치를 비롯해 해변가 풍경 수채화 등이다.
오 화백의 손녀인 오수경 작가는 “확인 차 전시관에 들렀는데 작품들은 할아버지 화풍이랑 맞지 않아 생소했다”며 “할아버지는 정통 서양화를 추구했기에 삽화나 자유로운 선 같은 것을 쓰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시 작품에 표시된 1956년이라는 흔적이 있어 할아버지의 1956년 강의 노트와 비교했는데 필체도 다르다”며 “현재로선 감정을 맡겼다고 하니 결과가 나와 봐야 추후 대응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웅 컬렉터는 원 소장자인 손 모씨로부터 올해 7월 오 화백의 스케치북(24점)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문 박사에 따르면 “손 모씨는 작품을 보관하게 된 경위와 작품의 감정을 위해 1983년경 광주에 내려가 오지호 화백 자택에서 둘째 아들 오승윤 화가를 만나 작품을 보여드렸다. 당시 오승윤 화백은 ‘아버님이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남기셨다니 새삼 더 존경스럽다’하시면서 ‘아버님 작품이 맞다’며 작품을 들고 기념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손 모씨는 ‘화가이신 아들이 진품이라는 데 감정을 더 받을 필요가 없어서’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다가 광주에서 이번 전시를 한다 길래 문웅(자신))에게 넘겨준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문 박사는 “손 모 씨에게 감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미술관 측은 “현재로선 감정 의뢰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라며 “구매자나 유족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서 감정 결과를 보고 추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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