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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쓰레기도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눈길’

by 광주일보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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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너는 나를’ 12월 31일까지
‘곡물집’의 아카이브 전시 장면.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도 훌륭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관점을 달리하면, 인식을 달리하면, 사물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태프로젝트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은 이색적인 전시다.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으로 기획됐으며 12월 31일까지 열린다.

다소 시적인 주제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은 생태와 공존을 환기한다. 전시장은 자연과 도시, 인간 등 각각 주체의 생태를 현실적으로 고민한 작품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발한다. 지난 23일부터 미술관 1층을 비롯해 제1, 제2전시실, 로비, 야외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생태’가 구호나 이념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자 문제라는 사실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쓰레기가 인간과 공존해야 할 무엇이라고 생각한다면 쓰레기는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다. 버리고 파묻고 태우는 행위로 이어질 때 그것은 폐기물이자 쓰레기이다. 그러나 그것을 우리 삶의 일부로 수용하고 공존해야 할 사물로 인식하면 전혀 다른 개체로 보인다. 다르게 보기, 즉 다양한 생명체의 시선으로 보기가 전제돼야 함을 보여준다.

이번 생태프로젝트는 아시아예술공원공사를 착공으로 중외공원 일부를 폐쇄함에 따라 공원 주변 생태를 미술관 안으로 들여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최정화, 임용현, 시시각각 등 모두 7팀. 이들은 각기 생태학적 관점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먼저 1층 전시실을 압도하듯 채우고 있는 작품은 최정화 작가의 프로젝트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거대한 고인돌을 정교하게 쌓아올린 듯한 탑 모형의 조형물은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해양 쓰레기를 재료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물살에 닳고 닳아 둥글둥글해진 부표는 기대고 쉬고 싶을 만큼 편안함을 준다. 사실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든 인간이든 모두 ‘별에서 떨어진 먼지 한톨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번 작품은 ‘해안 쓰레기를 수거하는 보물 채집을 지역 학생들과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전남대, 조선대, 목포대 26명의 미술학생들과 협업으로 시작됐으며 ‘맑은 생태가 우리의 탁한 생태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작품으로 전이됐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이라는 프로젝트 명칭이 말해주듯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 너가 없이는 내가 없고, 내가 없이는 너도 있을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서 ‘나’는 인간이며 ‘너’는 자연으로 대변되는 환경이다.

임용현의 ‘공생’은 중외공원을 모티브로 작가가 바라본 공원과 생명의 관계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작가는 지난 2020년 광주시립미술관 국제제지던시에 입주해 활동하며 1년간 중외공원과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살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다채로운 공원의 모습, 생성하는 부산물은 작가의 인식에 변화를 갖게 했다. 모든 환경의 요소들은 연계되고 순환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생태 리서치 프로젝트 ‘시시각각’은 도시의 다양한 생명체를 인간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중외공원 일대를 90일간 면밀히 들여다본 결과를 영상, 사진, 드로잉 회화 등으로 표현했다.

 

최정화 작가의 생태프로젝트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작품.

‘미래 앞의 생’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제안들로 이루어져 있다. 김자이·김주연 작가, 프로젝트팀 ‘도시 안 개구리’, 토종곡물 생태계에 대한 다양한 아카이브를 전시하는 ‘곡물집’이 참여했다.

특히 곡물집은 삶을 주체적으로 일구는 농부들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토종곡물에서 발견한 다양성을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3년간 탐구한 과정, 결과들을 선보이고 ‘씨앗’을 이어가기 위한 생태적 일부로 공유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편 김준기 관장은 “이번 생태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시선만이 아닌 다양한 생명체들의 관점으로 환경을 바라보고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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