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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대출로 연명하다
3高에 돈 못 갚고 고사 위기
신용보증재단 보증사고율
광주 4.22%, 전남 4.3% 급증
금남·충장로 상가 폐업 잇따라
#. 나주 혁신도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임현수(가명·42)씨는 최근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지난 2015년 학원 운영을 시작한 임씨는 ‘코로나19’로 학원 운영에 위기를 맞았다. 비대면 강의에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하면서 지출은 늘어난 반면, 수강생은 현저히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임씨는 생계수단인 학원 운영을 멈출 수 없어 적금을 깨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발버둥을 쳐봤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계에 다다른 임씨는 전남신용보증재단을 통해 보증서를 발급받아 시중은행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았으나 몇 개월 못 견디고, 경영 악화에 매달 납입해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조차 감당할 수 지경이 됐다.
임씨는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학부모들도 지갑을 닫았다”며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회생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대출로 연명해 하루하루 버텼지만,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직면해 돈을 갚지 못하는 고사 위기의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당장 올 상반기 소상공인이 갚지 못한 돈을 광주와 전남지역 신용보증재단이 대신 갚은 돈이 지난해 총액을 넘어섰다. 특히 오는 9월 소상공인 대출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그 피해가 급증해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재정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7일 광주·전남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보증사고율은 광주신보 4.22%, 전남신보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2.63%포인트, 2.82%포인트 증가했다.
보증사고율이란 신용등급이 좋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보증을 받아 시중 은행에 돈을 빌렸지만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한 비율을 뜻한다.
이에 따라 재단이 돈을 대신 갚은 비율인 대위변제율 역시 광주신보 2.92%로 1% 미만이었던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56%포인트 증가했고, 전남신보 또한 0.83%에서 2.92%로 2.09%포인트 늘었다.
보증사고 금액을 보면 그 심각성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광주신보 보증사고 금액은 25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사고 금액인 247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전남 또한 267억원으로, 지난해(248억원) 규모를 초과했다. 업계에서는 사고 금액이 올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금융기관에서 지역 신보에 지급하는 출연금 비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오는 9월이다. 다음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다음달 말부터 끝이 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재료값, 에너지비용, 소비자물가 등이 고공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광주 중심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충장로의 점포가 잇따라 폐업하면서 임대 모집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뷰어에 따르면 금남로와 충장로의 소규모 매장용 공실률은 15.4%, 중대형 매장용 29.9%, 오피스는 30.6%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공실이 생기는 점포는 의류에서 빵, 카페, 주류 판매점, 식당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며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나 카페도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폐업 자리는 일반적으로 길목이 좋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입주를 희망하는 업주조차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민생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생예산연구소 한 연구원은 “광주는 소상공인 비율이 높지만 현재 현금이 시장에 전혀 돌지 못해 자영업자들이 힘겨울 수 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이자를 줄여주거나, 상환을 유예해 주는 방법, 심지어 부채 탕감도 생각해 볼 때”라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임씨는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학부모들도 지갑을 닫았다”며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회생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대출로 연명해 하루하루 버텼지만,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직면해 돈을 갚지 못하는 고사 위기의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당장 올 상반기 소상공인이 갚지 못한 돈을 광주와 전남지역 신용보증재단이 대신 갚은 돈이 지난해 총액을 넘어섰다. 특히 오는 9월 소상공인 대출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그 피해가 급증해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재정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7일 광주·전남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보증사고율은 광주신보 4.22%, 전남신보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2.63%포인트, 2.82%포인트 증가했다.
보증사고율이란 신용등급이 좋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보증을 받아 시중 은행에 돈을 빌렸지만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한 비율을 뜻한다.
이에 따라 재단이 돈을 대신 갚은 비율인 대위변제율 역시 광주신보 2.92%로 1% 미만이었던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56%포인트 증가했고, 전남신보 또한 0.83%에서 2.92%로 2.09%포인트 늘었다.
보증사고 금액을 보면 그 심각성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광주신보 보증사고 금액은 25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사고 금액인 247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전남 또한 267억원으로, 지난해(248억원) 규모를 초과했다. 업계에서는 사고 금액이 올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금융기관에서 지역 신보에 지급하는 출연금 비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오는 9월이다. 다음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다음달 말부터 끝이 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재료값, 에너지비용, 소비자물가 등이 고공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광주 중심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충장로의 점포가 잇따라 폐업하면서 임대 모집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뷰어에 따르면 금남로와 충장로의 소규모 매장용 공실률은 15.4%, 중대형 매장용 29.9%, 오피스는 30.6%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공실이 생기는 점포는 의류에서 빵, 카페, 주류 판매점, 식당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며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나 카페도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폐업 자리는 일반적으로 길목이 좋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입주를 희망하는 업주조차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민생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생예산연구소 한 연구원은 “광주는 소상공인 비율이 높지만 현재 현금이 시장에 전혀 돌지 못해 자영업자들이 힘겨울 수 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이자를 줄여주거나, 상환을 유예해 주는 방법, 심지어 부채 탕감도 생각해 볼 때”라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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