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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5·18조사위 “10월 청문회 준비 안됐다” 대국민 사과

by 광주일보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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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의혹 제기에 ‘개최 검토’ 입장 번복…
지역민 “지금이라도 준비 서둘러 유종의 미 거둬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가 ‘10월 5·18 청문회는 준비되지 않았다’며 결국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광주일보가 오는 10월 청문회를 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따른 사과문이다.

5·18조사위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가 없으며, 10월께 청문회 개최가 가능하다거나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원위의 논의와 의결을 거치지 않은 청문회 개최 관련 내용이 보도돼 위원회 위원,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당초 5·18조사위는 지난 20일 모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는 10월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틀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청문회 개최 계획이 전원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않은데다, 청문회를 불과 두 달 남긴 지금까지도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5·18조사위는 이날 청문회 준비소위원회를 발족한 이후 지난 2월까지 3~4차례 회의를 거쳤을뿐 별도의 후속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언론의 지적도 시인했다.

실제로 ‘10월 청문회 개최설’이 퍼진 이후 5·18조사위 내부에서는 성토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문이 나온 배경이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청문회 준비소위 회의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는데, 난데없이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입을 빌려 ‘10월 청문회’ 일정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밝혔다는 것이다.

5·18조사위 위원들은 22일 긴급 논의를 거쳐 “위원장·부위원장 스스로가 기존 인터뷰 내용을 부정하는 정정보도자료를 내야 한다”고 집행부에 요구하며 반발했다.

위원들은 전원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않은데다 준비조차 안 된 건이 언론보도로 퍼진 점에 대해 사과하고, 그동안 청문회 관련 준비가 없었음을 적시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만큼, 이제라도 청문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역 사회에서는 5·18조사위가 이번 논란을 잘 정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증인·참고인들이 나이가 든 만큼 이번 청문회가 사실상 ‘마지막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5·18조사위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해서 제대로 된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청문회는 5·18 당사자들을 공개적으로 증인으로 세우고 공식적인 진실을 끌어내는 자리로서 매우 중요한 진실규명 수단이다”며 “시기적으로 촉박하더라도 5·18조사위가 갖고 있는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의미 있는 청문회를 열기 바란다”고 말했다.

5·18조사위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5·18 발포자, 행불자 등 핵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했다. 애초 활동 시한이 2년이었으나 각각 1년씩 두차례 연장해 오는 12월26일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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