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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기자

고민 없는 도시계획에 읍·면까지 뒤덮은 고층 아파트

by 광주일보 2023.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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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도시계획위원회 상반기 심의 5건 모두 20층 이상 개발 승인
경관 조화·마을 정체성·인구 추계 등 고려 없이 개발 이익만 반영
녹지·저층 주거지역 잇단 용도변경…전남도 경관계획과도 배치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읍·면에도 고층 아파트가 지어 지고 있다. 전남 시골 마을의 정체성, 주변 경관과 인구 추계 등을 고려하라는 전남도 경관계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화순군에 건설되고 있는 고층 아파트.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전남도내 읍면 시가지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개발을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가 방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변 경관과의 조화, 해당 시가지 정체성, 과도한 개발 이익 억제 등의 기준을 갖고 이 같은 개발계획을 면밀하게 심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용역업체가 제출한 계획안을 모두 원안 또는 조건부로 승인해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러한 계획안들은 녹지, 저층이나 중층 주거지역을 고층 아파트 개발이 가능한 용도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해 무분별한 난개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인구 감소로 인해 쇠락하고 있는 읍면 시가지 내에 문 닫은 점포, 빈집 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공간은 고층 아파트 단지로 조성되면서 이질적인 공간이 양산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시계획위원회는 5차례 회의를 개최해 19건의 안건을 다뤘으며, 이 가운데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된 안건은 모두 5건이었다. 이들 5건 가운데 2건은 원안 그대로, 나머지 3건은 조건부로 각각 승인돼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원안 승인된 안건은 ‘순천 왕지2지구 도시개발사업’과 ‘해남읍 공동주택 개발 행위허가’로, 이들 사업은 각각 43만9079㎡, 1만4434㎡ 등의 부지에 29층, 26층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있는 척도인 용적률을 250%, 212.7%로 보장해줬다. 인근 지역과는 전혀 다른 높이의 고밀·고층 개발이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조건부로 승인된 ‘광양 광양읍 공동주택 개발행위허가’, ‘순천 조례동 공동주택 개발행위허가’, ‘여수 죽림1지구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변경)’ 등도 모두 20층 이상 아파트 단지 조성 사업이다. 특히 ‘순천 조례동 공동주택 개발행위허가’의 경우 건폐율(건축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이 76.3%, 용적률은 무려 736.8%로 최고 높이가 39층에 달했다. 이러한 건폐율, 용적률은 매우 이례적으로, 상업지역 2만6568㎡의 부지에 921세대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했다. 정원도시인 순천에서 고층 아파트 계획이 잇따라 승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고층 아파트 개발 방안은 지난 2020년 11월 전남도가 작성한 ‘2035년 전라남도 경관계획’과도 배치된다. 이 계획에서는 “기성시가지 이외 지역의 고층고밀 아파트 주거사업을 지양하고 대단위 아파트 개발사업이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경우 획일화·무개성화·비인간화의 적극적 개선을 유도해 각 아파트 단지별 경관적 특성을 부여”하도록 했다. 경관계획은 계획에만 그치고 실질적인 개발은 업체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도시계획위의 허술한 심의가 지나치게 업계 관계자 비중이 높은 위원 구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명의 외부 위원 가운데 지역대학 교수 10명, 업계 관계자 10명 등으로, 업계 관계자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남도가 위원 구성, 안건 상정 등을 주도하면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적인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대학 한 교수는 “전남의 시가지에 대해서는 도시재생사업, 읍면시가지 개발사업 등 정부부처의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각각의 정체성을 갖도록 유도해야 하며 아파트 개발사업 역시 이러한 전체적인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도시계획위가 보다 심도 있고, 특히 전남의 시가지 경관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심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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