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예방 시행규칙 개정에 연말까지 설치 의무…전남 설치율 6% 불과
농가 77%가 50대 이상 고령에 시설 확충 꺼려…전남도 대책 마련 촉구
전남지역 돼지 농장주들이 올해 말까지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축산 폐기물 관리시설’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료값이 폭등해 돼지를 팔고 나서도 손에 쥐는 게 얼마 없는데, 갑작스럽게 수천만 원을 들여 폐기물 관련 시설을 들여놓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전체 양돈 농가의 77%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된 점도 시설 확충에 소극적인 이유로 꼽히는 만큼 전남도의 적극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2일 전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정부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올해 말까지 폐사 가축 등 농장 내 폐기물 처리를 위해 폐기물 관리시설을 갖춰야 하는 전남 양돈 농가는 모두 498농가에 이르지만, 현재 30농가(6%)만 법적 시설을 설치한 상황이다. 498농가가 키우는 돼지만 136만 6000마리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해 양돈농장의 방역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을 개정, 기존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방역관리지구에만 적용하던 방역시설을 전국 양돈 농장으로 확대했다.
양돈 농가들은 이같은 법 개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폐사체 등 폐기물을 수거한 뒤 위탁 처리가 가능한 냉장보관시설(개당 1000만원) ▲폐사체 처리기(개당 3000만원) ▲폐사체 수거함(개당 80만원) 등을 갖춰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하지만 폐사체 처리기의 경우 냉장보관시설, 폐사체 수거함과 달리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폐사체 처리기가 지난 5월에야 법적인 관리시설로 인정받다 보니 아직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이 가능한 방역 인프라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전남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우선 순위에 밀리면서 지난 6월 진행된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농장에서 외부인 출입 없이 즉시 처리가 가능해 방역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높은 설치 비용에도 선호도가 높은 반면, 정부나 자치단체 지원 방안이 전혀 없다 보니 수천만 원을 들여 설치하는데 머뭇거리는 농장주들이 적지 않다.
전남도의회 이규현(민주·담양 2) 의원은 “돼지 농가들은 고령화에다, 물려줄 후계 농업인도 없는 상황에서 사료비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도 좋지 않은 시설에 재투자를 하는 게 빚만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3차례 위반할 경우 최고 800만원까지 부과되는 과태료 처분을 감수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푸념도 축산 농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전남도의회가 이 의원 대표 발의 형태로 ‘돼지 폐사체 처리 정부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제 373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 채택한 것도 이같은 축산 농가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다.
관련 규칙 개정에 따라 설치해야 할 폐기물 관리시설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과 생산비 상승, 축산물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양돈 산업 종합진흥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게 핵심 골자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역 돼지 농가의 의견을 수렴, 폐사체 처리기에 대한 예산 지원을 촉구하고 폐기물 처리시설 의무화 기간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전면 공개’냐 ‘일부 공개’냐…광주 도시계획위 조례 결국 보류
비공개로 해오던 광주 도시계획위원회 회의 공개을 위한 조례 개정안이 공개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시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시의회는 전면 공개, 시는 위원회 의결을 통
kwangju.co.kr
광주·전남에 반도체 단지 유치할까 ‘촉각’
정부의 반도체 특화단지 결정이 임박하면서 전남도가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국내 유일의 초광역 특화단지를 목표로 국가 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알
kwangju.co.kr
'김지을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촌 빈집, 임대주택·마을호텔로 변신 (0) | 2023.07.16 |
---|---|
광주·전남에 반도체 단지 유치할까 ‘촉각’ (0) | 2023.07.14 |
품질 논란 신품종 쌀 ‘강대찬’ 정부 공공비축미 수매 품종서 제외 (0) | 2023.07.06 |
‘동고서저’ 기울어진 전남…서남권 발전 ‘올인’ (0) | 2023.07.06 |
“외국어로 논문 쓰기 도움 주는 연구하겠다” (0) | 2023.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