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기업체·지역내 총생산
서남권, 동부권의 60%에 불과
이대론 경제 격차 고착화 우려
국제공항·솔라시도기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비전 발표
#. 전남 서부권을 지역구로 둔 6명의 전남도의원들은 지난달 15일 도의회 제 372회 정례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상임위원회장 앞에서 7월 개청을 앞둔 동부지역본부의 기능과 인력을 확대하는 전남도의 동부지역본부 조직 개편안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박문옥(민주·목포 3), 최선국(목포 1), 조옥현(목포 2), 최정훈(목포 4), 나광국(무안 2) 의원 등이 든 피켓에는 ‘명분 없는 (동부지역본부) 이전 반대’, ‘지역격차 해소’, ‘균형발전 전남도’, ‘상생 발전 전남도’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달 20일 명현관 해남군수, 우승희 영암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솔라시도 기업도시 비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6개 사업에 8조 8100억원을 투입, 서남권 활성화를 이끌 미래형 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5월 31일에는 박홍률 목포시장, 우승희 영암군수 등과 함께 ‘광주~영암·목포’ 아우토반, ‘목포 구도심~하당~무안 남악~오룡’ 구간을 잇는 전남형 트램, 영암 대불산단~목포 삼학도 남동항을 잇는 해상교량 등을 포함한 ‘서남권 SOC 신 프로젝트’ 비전도 발표했다.
최근 전남도의 서남권을 향한 구애 공세가 멈출 줄 모른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방안을 비롯, ‘서남권 SOC 신 프로젝트’ 비전을 발표하는가 하면, ‘솔라시도 기업도시 비전’ 등 굵직굵직한 서남권 발전 방향과 예산 투입 계획을 재차 강조하며 서남권 마음 얻기에 적극적이다. 그 배경엔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확대 방침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서부권 홀대론’을 잠재우겠다는 의지가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이 분석한 각종 통계에서 드러난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의 격차는 상당하다. 동부권을 여수·순천·광양·구례·고흥 등 5개 시·군으로 분류했고 서남권을 목포·해남·영암·무안·진도·신안 등 6개 시·군으로 묶었다. 우선 지난 2020년 말 기준 전남 GRDP(지역내총생산)가 78조8000억원인데, 동부권은 44조2000억원으로 전남 전체의 56.1%를 차지하는 반면, 서남권은 15조7000억원으로 19.9%에 불과하다.
사업체 수 차이도 엿볼 수 있다. 전남지역 1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 수는 2021년 말 기준 2016개. 동부권이 39.1%(789개)를 차지하는 반면, 서남권은 24.1%(486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남 인구 181만8000명 중 동부권 인구는 79만2000명, 서남권은 49만3000명으로 동부권이 더 많았다. 여기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SOC가 크게 확충되면서 동부권은 더욱 활성화됐다. 당장 여수박람회장 건립에만 2조1000억원이 들어갔고 인근 도로와 철도 등 SOC 확충에 18조원이 투입됐다. 몇 년, 몇 십 년 간 찔끔 지원을 받으며 SOC를 확충해온 서남권과는 대비될 수 밖에 없다.
여수 박람회를 계기로 뛰어난 SOC와 마이스(MICE) 관련 관광시설 등도 확보하면서 매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급성장했고 인접한 순천·광양으로도 ‘낙수’ 효과가 이어졌다. 관광호텔도 여수에만 18개, 순천도 6개나 되지만 목포엔 5개가 전부다. 해남(3), 영암(3), 진도(1)까지 합해도 여수 한 곳에 못 미친다. 1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마이스 시설은 여수(3)와 구례(1)에만 있다. 전남도가 굵직한 정책과 예산 투입 계획을 재차 강조하며 서남권 발전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수세계박람회(2012년)·순천만정원박람회(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2023년) 등 대규모 국제행사로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관광시설 등을 확충하면서 ‘폭풍’ 성장을 한 동부권에 견줘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했다는 서부권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달랠만한 굵직한 사업들이다. ‘서남권 SOC 신 프로젝트’는 ‘광주~영암·목포’ 아우토반, ‘목포 구도심~하당~무안 남악~오룡’(총연장 15.7㎞) 구간을 잇는 전남형 트램을 도입하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아우토반이 건설되면 서영암IC부터 인근 영암 F1 경주장까지 이어지는 기존 도로(길이 16.3㎞)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고속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서남권 경제·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여기에 영암 대불산단~목포 삼학도 남동항을 잇는 해상교량(길이 2.5㎞)도 건설, 광주~영암~목포를 잇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건설에 2조6000억원, 해상교량 1900억원 등 2조7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목포와 무안을 오가는 전남형 트램은 오는 2035년까지 4000억원이 예상된다. 영암·해남 관광레저형(솔라시도) 기업도시는 오는 2030년까지 16개 사업에 8조81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단지(1조7840억원) ▲자율주행 기반 최첨단 스마트시티(1조5240억원) ▲녹색융합 클러스터(2260억원) ▲개조전기차 산업 클러스터(901억원) 등으로 조성된다. 이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동·서부권의 공동 발전으로 이어져 전남 상생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중심으로 도약하게 된다는 게 전남도가 제시한 청사진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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