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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광주비엔날레 조용한 폐막…관객도·이슈도·감동도 없었다

by 광주일보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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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일간 최장기간…“코로나 팬데믹 이후 문화 갈증 씻어”
박서보 예술상·소시지 희화화·일베 이미지 사용 논란도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호주 마오리족의 직조 기술을 모티브로 한 마타아호 컬렉티브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 사진>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94일간의 일정을 9일 마무리했다.

광주비엔날레는 9일 오후 6시30분 비엔날레 전시관 야외광장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도슨트, 운용요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개최했다.

코로나 이후 열린 94일이라는 최장기간의 국제적인 미술 행사에도 불구하고도 이번 비엔날레는 이슈 면이나 담론, 전시 구성 등에 있어 감동이 없는 무색무취의 비엔날레였다는 평가가 미술계 일각에서 나온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라는 주제를 내걸고 31개국 43도시 79작가의 340여 작품이 선보였지만 임팩트 있는 작가의 작품은 별로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지난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간 전시장에는 약 50만 명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문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식적인’ 관람객은 약 10만 여명 안팎으로, 실제 관람객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게 문화계 일각의 전언이다.

이 같은 광주비엔날레의 침체성 국면은 개막 후 12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고 최근 500만 명 관람객을 돌파하는 등 순풍을 이어가는 순천만정원박람회의 흥행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성격이 다른 두 국제적인 행사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내년이면 창설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인 위상과 명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술계 인사는 “이번 비엔날레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비엔날레 주제가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였는데 이번 광주비엔날레 주제와 유사해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한 대중적인 인지도 면에서 세계적인 거장이나 대가들의 임택트한 작품을 볼 수 없었던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미술계 A씨는 “에드워드 호퍼나 김환기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러 가는 것은 대가들의 작품을 실견하고자 하는 기대 때문”이라며 “그에 비해 관객들에게 광주비엔날레는 알려지지 않는 작가들의 데뷔무대 로 전락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분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5대 비엔날레로 평가받는 등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수 년 간 이어진 비엔날레 내부 조직 문제, 정체성 미흡, 구태의연한 운영 등으로 예전의 명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개막 직전 ‘비엔나 소시지’를 활용한 홍보영상이 비엔날레를 희화화한다는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또한 유튜브 영상과 관련 페미니즘 비하와 이와는 별개로 홈페이지 배너 삽화가 일베 인증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논란 등과 겹쳐 비난이 일기도 했다.

관객들의 무관심은 김건희 여사 개막식 초청 건<광주일보 2023년 4월 10일자 2면>과도 맞물려 있다. 물론 김건희 여사가 전시 후반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했지만 개막 초반 초청 등과 연계된 이슈가 부상하면서 전시 자체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는게 미술계 안팎의 지적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야심차게 추진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도 전시기간 논란에 휩싸였다. 1회 수상자(엄정순 작가의 ‘코없는 코끼리’)를 선정으로 막을 내린 박서보 예술상은 결과적으로 공청회 등 지역 미술계와 충분한 논의와 교감 없이 이루어진 데 따른 예견된 결과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비엔날레는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미술 축제로서의 순기능적인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또한 각지 문화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들의 관람이 잇따르는 등 문화예술 교육 현장이자 필수 코스로서의 명성을 확인한 점도 수확이다.

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두드러졌다. 휘트니미술관의 아담 D 웨인버그 관장, 테이트 모던의 프란시스 모리스 관장,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의 캐롤린 크리스토프-바카기예프 관장, 모리미술관의 마미 카타오카 관장 등이 찾았으며, 영국 테이트모던 후원회, 뉴 뮤지엄, 워커 아트 센터 등의 관계자도 다녀갔다.

특히 일부 파빌리온이 밀집된 양림동은 새로운 문화 관광의 장소로 부상하기도 했다. 캐나다 파빌리온의 이강하미술관, 프랑스 파빌리온의 양림미술관, 스위스 파빌리온의 이이남 스튜디오 등 양림동 일대는 외지에서 온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시감독인 이숙경 예술 감독이 맨테스터 대학의 휘트위스 미술관장으로 선임된 것을 비롯해 일본 참여작가 모리 유코가 내년 열리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작가로 선정된 점도 일말의 성과로 꼽힌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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