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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류빈기자

“아픔의 도시 광주에서 희망 봤어요”

by 광주일보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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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광주극장서 시사회
김희정 감독·배우 박하선 참석…독립영화관·CGV 등 상영

시사회에 참석한 김희정 감독(사진 왼쪽)과 박하선 배우.

“감독님께 처음부터 아픔이 있는 도시 ‘광주’에서 촬영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완성된 영화를 보니 상처를 간직한 서사가 ACC광장을 배경으로 스크린에 담긴 모습이 많이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슬픔 속에서도 잔잔한 희망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독립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주연 배우로 출연한 박하선은 그렇게 잔잔한 희망을 얘기했다. 기자는 지난 4일 광주극장 옆 ‘영화가 흐르는 골목’에서 진행된 인터뷰와 시사회에서 박하선 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도 함께했다.

작품은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남편을 잃은 ‘명지(박하선)’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남편을 잃고 명지는 바르샤바로 떠났다가 얼마 후 광주로 오게 된다. 집을 구하고 일을 하면서 남편의 흔적을 드문드문 마주하던 명지는 슬픔을 조금씩 극복해나간다.

김 감독은 “영화는 가족을 잃은 상실의 고통을 이겨 나가는 여성과 아이들을 다룬 영화”라며 “동시에 아픔을 겪은 이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한 박하선은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지금까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배역에 도전해 왔다. 대표작 ‘하이킥! 짧은다리의 역습’에서 명랑한 국어교사로, 사극 ‘동이’에서는 중후한 인현왕후로, 영화 ‘청년경찰’에서는 카리스마 여경으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그려왔다.

작품 선정 기준에 대해 박하선은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이 배역을 놓치면 훗날 영화가 개봉했을 때 후회할 것 같은 작품 위주로 선택했다”며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나니 공감하는 범위가 넓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알려진 대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독립영화다. 장르 특성상 배우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었을 것 같다. 박하선은 독립영화의 매력에 대해 “요즘엔 경계가 모호해진 것 같다”면서도 “감독님이 좋아서 또는 독립영화가 좋아 넘어오는 케이스가 많다보니 촬영장은 늘 열정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작품의 예고편에 나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 등 ‘영화 속 광주’도 눈길을 끈다. 작중 명지의 일터와 집이 위치하는 광주는 이번 작품의 핵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광주라는 도시와 개인의 아픔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아 관객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누구나 상실의 아픔이 있지만 슬퍼할 겨를조차 없이 일하고 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잖아요. 개인적으로도 상실의 경험이 있는데 애도하며 툭툭 털어내는데 3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이번 작품에 녹여내 관객들과 공감하고 싶었죠.”

사실 어른이 되고 나면 누구나 마음껏 울기가 쉽지 않다. 박하선 또한 어른이 되고 나서는 거의 울 수가 없었다. 어른이라는 무게가 주는 압박감은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많이 울었더니 치유와 힐링의 느낌을 받았다”는 말에서 영화가 주는 카타르시스의 힘을 짐작케 한다.

아울러 이번 영화는 여성서사가 주가 된다는 점, 해외도 하나의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된다는 측면에서 이채롭다.

이에 대해 김희정 감독은 “여성이나 또는 해외에 나가 있는 주인공들을 그리는 작업이 흥미롭다. 난민이나 디아스포라가 화두인 시기라 국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보다, 부유하는 불안 속에서도 나름의 만족감을 갖는 콤플렉스한 존재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나도 이전에 폴란드에서 7년, 프랑스 노르망디나 파리에서 반년씩 살았던 경험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경계에 있는 대상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기자는 작품 ‘제목’을 차용해 ‘어디로 가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하선은 “여행을 너무 좋아해 언젠가 쿠바에 가보고 싶다. 살사도 배우고 싶고 노인과 바다의 촬영지도 가보고 싶다”면서도 “하고 싶은 게 많지만 20대 초반에 연극을 했던 기억이 좋아 앞으로도 연극을 계속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러닝타임 104분. 광주극장, 광주독립영화관, 메가박스, CGV 등 전국 상영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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