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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2024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확정…‘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

by 광주일보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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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니콜라 부리오 감독 기자 간담회, 주제 및 방향성 발표
니콜라 부리오 감독(가운데).

창설 30주년을 맞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소리로 탐색하는 지속가능한 공간들을 매개로 공간의 개념을 정치·사회학적 담론으로 확장하고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둘 예정이다.

15회 광주비엔날레는 ‘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를 주제로 한국 전통 음악 형식인 판소리를 은유로 해 인류의 보편적 현안인 공간을 탐구한다.

광주비엔날레는 25일 오후 광주 라마다 플라자 충장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내년 9월 개최 예정인 제15일 광주비엔날레 주제와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 5월 선임된 니콜라 부리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이 참석해 주제와 방향성 등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지난 20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전일빌딩 245, 옛 전남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둘러보며 향후 전시 및 프로그램과 관련된 리서치를 진행했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의 판소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땅과 관련된 장르라는 특성 때문”이라며 “지역과 지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판소리를 비엔날레 형식에 차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 아티스트들이 작곡한 시각적 교향곡 형태로 판소리 본질을 드러내면서 음악적 은유로 구조화된 오페라 형태를 취할 것”이라며 “전시는 광주 곳곳을 새로운 공간적 조건과 인류세 현상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리오 감독의 말은 한국적인 것에서 울려 퍼지는 세계 보편성의 미학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17세기에 태동한 판소리는 한국 고유의 음악 형식이자 예술 장르로 ‘공공장소의 소리’, ‘서민의 목소리’를 뜻한다. 소리가 펼쳐지는 마당이라는 의미를 함의하는 것에서 보듯 판소리는 열려 있는 공간을 매개로 창자와 고수, 청자 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부리오 감독은 “한국의 판소리를 통해 공감이 가능한 동시대 공간을 탐색해보고자 한다”며 “기후 위기로 대변되는 인류세 등 오늘날 지구 생태계의 가장 큰 현안은 결국 공간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언급한 대로 공간의 개념이 일상을 넘어 사회정치적 담론으로까지 확장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페미니즘과 탈식민 등 이슈 외에도 일반 시민의 안전한 공간에 대한 권리부터 원주민에게 할당된 보호구역 등 공간 배문과 같은 사회정치학의 담론과 연계된다.

부리오 감독은 “이 시대 왜 공간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가에 대한 근본 원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간은 어느 존재든 예외없이 그것이 집단이든 개인이든 모두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4년 인류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등 엄청난 변화를 겪었는데 이는 결국 공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이 외에도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사막화 등은 인류와 공간의 관계를 급격하게 변화시킨 부분으로 우리의 감각과 지각에 대한 심도 깊은 발화가 필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한 3개 섹션에 대한 구상도 발표했다. 전시는 공간을 세 가지 음운 현상에 해당하는 섹션으로 구성되고 관객들은 서사를 따라 감상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여정은 포화된 행성에버부터 더 큰 세상인 우주와 분자 세계에 대한 탐색으로까지 이어진다.

먼저 부리오 감독은 ‘라르센 효과’를 제시했다. 피드백 효과라고 하는 라그센 효과는 두 개의 음향 방출기 또는 수신기가 서로 가까울 때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이 섹션은 모든 것이 연속적이고 전염성이 있거나 반향실(echo chamber)아 된 지구를 보여준다”며 “인간의 여러 활동으로 포화상태가 된 이곳에서 인간과 인간, 종과 종 사이의 관계는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섹션은 ‘폴리포니’라는 소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리오 감독은 인류학자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따스뜨루의 말을 인용하며 “산업화된 국가들은 다른 생명체들을 환경의 극히 일부로만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오페라 공연에서 가수 한 명만 빼고 나머지 음악가들의 소리를 전부 소거해 버린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세 번째 섹션의 소주제는 ‘태초의 소리’. 중국의 ‘치’, 불교의 ‘옴’, 빅뱅의 첫 번째 소음은 모두 태초의 소리를 의미하는데 이 섹션에서는 우리 앞에 있는 우주와 분자 세계 등 광대한 세계를 탐구할 계획이다.

한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일상적 공간이 지닌 힘과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음악과 음향 프로젝트를 다채롭게 진행한다.

부리오 감독은 “공공장소, 대안 예술 공간 등 다양한 장소에서 소리와 시각 요소를 혼합한 예술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이라며 “예술이라는 공간은 현실을 재구성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곳이자 사회적 삶과 시공간을 재창조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무엇보다 인류 문명사에 전위적인 담론을 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전시의 방향 또한 인류세라는 전환의 시대에 지구상 공간을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 지 등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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