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리·이재덕 지음
어느 날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서비스)라는 낯선 미디어콘텐츠 서비스가 시작됐다. 기존 TV나 영화와 다른 방식이었다. 그런데 불과 5~6년 만에 OTT는 우리 생활 속에 단단하게 둥지를 틀었다. 가입자들은 어느 곳에서나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세계 최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경우 전 세계 2억3000만명(2022년 기준)에 달하는 가입자들이 이용료를 내고 ‘오징어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
국제문제 프리랜서 언론인·작가인 오애리 씨와 13년차 신문기자 이재덕 씨가 ‘넷플릭스 세계사’를 함께 펴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20편의 콘텐츠를 통해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전쟁과 테러, 보수·혁신 갈등 등 한국사회가 당면해 있는 여러 가치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두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OTT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좀 더 유익하게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면서 “오랫동안 언론사에 몸담으면서 국내외의 다양한 사건·사고와 이슈들을 다뤄왔던 경험과 자타공인 영화광으로서 영화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하나로 녹여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밝힌다. 영상을 통해 독자들이 지루하고 딱딱한 시사 이슈들과 역사문제를 ‘좀더 쉽게’ 접근해보고, 이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더 재미있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저자들은 ▲인종차별과 저항 ▲전쟁과 테러리즘 ▲보·혁 충돌과 화해 ▲빈부격차와 분노 ▲현대사의 특별한 순간들 등 5개 주제로 나눠 20편의 영화·다큐 작품을 소개한다. 저자들이 넷플릭스라는 ‘콘텐츠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20편의 작품들은 멕시코 원주민 여성과 민주화 투쟁(로마)과 할리우드와 진보주의(맹크),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킬링필드’(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이스라엘과 중동분쟁(더 스파이) 등 오늘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주요 이슈와 함께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OTT가 세계사 속으로 이끄는 문 역할을 톡톡히 한다. OTT 영상과 글, 어느 쪽을 먼저 보든, 읽든 상관없을 듯 싶다. 영상을 우선 접했다면 책을 읽으며 미처 몰랐던 역사적·정치적 배경을 알게 되고, 책을 먼저 읽었다면 ‘아는 만큼 본다’는 말을 실감하며 더욱 작품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더 넓은 관심과 더 깊은 탐구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가 되고자 하는 저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푸른숲 펴냄·1만88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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