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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빛의 화가’의 또 다른 빛을 만나는 시간

by 광주일보 2020.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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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 화백 문신미술상 수상 초대전
‘빛을 그리다, 꿈을 그리다’ 주제
8월2일까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4월의 빛-A’

 

‘빛의 화가’ 우제길 화백이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 오는 8월 2일까지 전시회를 갖는다.

지난해 수상한 제18회 문신미술상 초대전이다. 경남 창원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업적과 예술혼을 기리는 문신미술상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예술인을 격려하는 상이다.

전시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 22일에는 창원시 주최로 ‘문신 탄생 100주년(2022년) 기념사업 선포식’도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다. 초대전이 열린 곳은 파리에서 20여년간 활동한 후 귀국한 문신이 시에 기증한 미술관이다

‘빛을 그리다, 꿈을 그리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우 화백은 올해 집중적으로 작업한 ‘4월의 빛’ 시리즈를 비롯해 대작 위주의 작품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빛’을 주제로 한 그의 추상화 작업은 일관된 주제와 함께 다양한 변주가 특징이다. 모노톤의 화면에 색조를 불어넣고, 이어 다양한 컬러들이 율동감을 이루며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형태 역시 화면에 길고 좁은 틈을 줘 빛을 표현하던 초기작부터 첨탑형 구조 등으로 변화했으며 다채로운 컬러를 입힌 띠지를 반복해 사용해 만들어낸 화면은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전한다.

최근 몇년간의 작업이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종이 테이프를 수없이 꼴라쥬해 화면 전체를 화려한 색감으로 꽉 채웠던 데 반해 굴곡의 현대사를 모티브로 삼은 ‘4월의 빛’ 시리즈는 깊고 아득한 검은 바탕에 섬광처럼 번쩍이는 다양한 색감의 빛의 문양을 배치, 강렬한 인상을 준다. 화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빛은 어둠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올해 4·19 60주년을 맞아 4·19민주혁명기념관에 ‘4월의 빛’ 연작을 기증하기도 했다.

‘나만의 걸음으로 나만의 길을 간다’는 좌우명을 품고 살아간다는 우화백의 작업은 끝없이 ‘빛’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한지를 사용해서 빛을 찾고, 산자락에 버려진 낡은 판넬 조각에 빛을 구현하고, 청각적 이미지를 빛으로 시각화시킨다. 다양한 색감을 얹은 수많은 띠가 포개지고, 얽히고 설키면서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리듬감과 율동감을 부여하며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성을 구현한다.

교토 출신으로 줄곧 광주에서 살아온 우 화백은 광주사범대학을 거쳐 광주대 산업디자인학과와 전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립현대 미술관 ‘이달의 작가전’을 비롯 일본·독일·프랑스 등에서 97회 개인전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그동안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개인초대전을 열었으며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 제1회 광주비엔날레 최고 인기 작가상, 옥과문화훈장(2004) 등을 받았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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