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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광주 테마마을 보러왔다가…실망만 안고 돌아간다

by 광주일보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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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산마을 12개 청년공간 문 닫고 제이홉 벽화 뜯기고 쓰레기 널브러져
펭귄마을 체험장소 문 잠기고 포토존 너저분…관리 소홀에 관광객 눈살
비엔날레 등 방문객 늘어나는데…지자체들, 관리주체 주민에 맡겨 방치

광주시 서구 양동 발산마을 1004계단 아래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주제로 조성된 광주지역 테마마을이 지자체의 관리 소홀로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

올해 5월은 5·18과 광주비엔날레 등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나는 기간인데, 보다 많은 볼거리를 위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 서구에 있는 발산마을은 1960년 전남·일신 방직 노동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땅값을 이유로 모여 살던 마을로, 방직업의 쇠퇴와 함께 마을에 살던 이들도 빠져나갔다. 이에 서구는 2015년 마을 활성화와 관광을 위해 50억을 들여 청춘발산마을을 조성했다.

하지만 최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발산마을에선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12개 청년입주 공간이 있지만 이 중 ‘빛고을 사진 문화포럼’을 제외한 모든 곳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공예체험과 게스트하우스, 카페와 방문자센터 등에는 이용할 관광객도, 공간을 지키고 있는 이들도 없었다.

마을 게시판에는 2020년 공연 팸플릿과 빛바랜 코로나19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빌라 주차장의 페인트는 모두 벗겨져 흉물스러운 모습이었고 내부에는 골목 주차 차량들로 인해 포토존으로 마련된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중국인 팬들이 광주출신 아이돌 BTS 제이홉의 생일을 기념해 그린 벽화가 있지만 제이홉 얼굴 일부는 뜯겨져 있었다. 명소로 알려진 108계단 아래 빈 공간에는 이불과 막걸리병 등 노숙자 쉼터로 추정되는 공간이 있었고 쓰레기 등이 널브러져 있어 악취까지 났다.

관광객 체험을 위한 ‘청춘발산마을 미션투어’도 있지만 미션 수행 후 선물 수령지인 ‘플라스틱 정류장’은 화~토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고 있어 오전 시간대에는 수령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발산마을에 진입하는 버스는 2개 노선 밖에 없어 접근성에 따른 불편도 컸다.

김남준(여·76) 발산마을 샘몰경로당 부회장은 “청년 딱지가 붙어있지만 사실상 청년은커녕 어른도 없다.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청 발산마을 담당자는 “낙후된 공간을 거점시설로 만드는 게 발산마을의 가장 큰 목표였다. 비어있는 도심을 채우는 개념으로 시도한 사업”이라며 “외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방향으로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마을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남구 양림동에 있는 펭귄마을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 펭귄마을은 주말 낮 시간대인데도 관광객은 두팀에 불과했다. 인근에서 ‘2023 공예주간과 함께하는 펭귄마을 공예거리 축제’가 열리고 있었지만 관광객들을 펭귄마을로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었다.

펭귄마을안에는 사막여우 비밀우체국, 펭귄마을 느린 우체국 등 엽서를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조형물이 있지만 펜과 엽서 등이 비치돼 있지 않아 무용지물이었고 펭귄우체국 조형물에는 쓰레기만 가득했다. 또 펭스토어라고 불리는 기념품 판매샵과 펭set만들기 등 체험 장소는 문이 잠겨 있었다.

2020년 만들어진 ‘추억의 두레박 체험’ 장소엔 펌프와 간이 우물이 놓여져 있었지만 물이 모두 말라 마중물조차 끌어올릴 수 없었고 간이 우물은 자물쇠로 잠겨있어 체험이 불가능했다.

양림동 펭귄마을 공터에 공예거리 추가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지난해 3월 공사가 마무리 됐음에도 치워지지 않고 있다. 바로 옆에는 쓰레기를 불법 배출하지 말라는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또 인근 공터에는 지난해 끝난 공사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포토존인지 쓰레기장인지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어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줬다.

서울에서 온 박형미(여·26)씨는 “막상 들어와서 어디로 가야할지 안내판이나 노선도도 없어 혼란스러웠다.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건 좋지만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퇴직 후 여행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최경애(여·64)·송동중(68)씨 부부는 오랜만에 펭귄마을에 방문했지만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최씨는 “비슷한 테마마을인 군산 철길마을은 매년 방문해도 늘 진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아이들 체험부스도 없어 손주를 데려올 수도 없고 볼만한게 없어 재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송씨는 “포토존도 없고 전체적으로 심심한 느낌”이라며 “사람들이 이곳을 찾도록 랜드마크나 유인효과가 큰 점포, 맛집 등 확실한 것을 유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구는 펭귄마을을 활용해 다양한 양림동 관광 홍보를 펼쳤다.‘펭귄마을 거점예술여행센터’에서 양림 아트워크를 운영하고 펭귄마을 내 재생에너지 카페와 공작소가 들어선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펭귄마을 관리 책임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남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펭귄마을 내에 조형물 등을 설치하긴 했지만 펭귄마을은 구청이 관리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구청에서 관리하는 관광지이긴 한데 관리주체는 마을 주민들이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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