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전파도구 의심…감독 필요’ 댓글에 유튜브 관리자측 ‘하트’ 눌러
누리꾼들 “사과하라” 등 논란 일자 영상 비공개로…광주시는 수사 의뢰
홈피 팝업창에 일베 손모양과 유사한 이미지 올렸다가 물의 빚자 삭제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홍보를 두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가 비엔나 소시지를 활용해 광주비엔날레를 홍보하는 유튜브 영상에 달린 페미니즘을 비하하는 댓글에 ‘하트’를 남기고, 광주비엔날레가 홈페이지 팝업창에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인증하는 손모양과 유사한 그림을 집어 넣어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유튜브 채널인 ‘빛튜브’에 올린 광주비엔날레 홍보 영상의 댓글에 하트가 달린 것에 대해 대전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3일 광주비엔날레 홍보 영상으로 논란을 빚었던 ‘비엔나 소시지’영상에 “비엔날레가 페미니즘 사상 전파 도구로 쓰였다는 의심이 든다. 시민들의 관심과 감독이 필요하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문제는 이 댓글에 관리자 측이 하트를 남겼다는 것이다. 하트는 댓글의 내용이 좋다는 뜻으로 채널 관리자만 남길 수 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이 ‘100개가 넘는 댓글 중 광주시 공식 채널이 이 댓글에만 좋아요를 눌렀다’는 글을 트위터에 업로드 하면서 SNS에서 논란이 됐다. 이 트위터는 30일 기준 21만여명이 읽고 3200여회 ‘리트윗’되고 있다.
트위터 누리꾼들은 ‘비엔날레 작품 중 여성의 해방과 인권 등에 대해 다룬 것도 있는데 당장 사과하라’고 비판하고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해명하라’면서 광주비엔날레 공식 계정을 태그하기도 했다.
광주시도 지난 23일 이러한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지난 23일 새벽 이 댓글에 하트를 누른 것을 발견하고 다음날 내부 회의를 거친 뒤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비엔나 소시지’가 광주비엔날레와 연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을 때도 내리지 않았던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이다.
광주시는 이 댓글 뿐 아니라 ‘공식 채널 운영자는 극우꼰대인 것 같다’는 댓글에도 하트가 달린 것을 발견하고 경위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빛튜브’는 광주시 유튜브 담당자 한명과 위탁업체가 관리하지만, 양측 모두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찾아내겠다는 것이 광주시의 방침이다.
대전에 있는 위탁업체는 올해 처음 광주시와 계약을 맺었으며 업체 내 사업 담당자와 채널 모니터링 담당자 두명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용역업체 담당자는 전면 교체된 상태다.
광주시는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맡기고 영상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비공개 상태로 두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빛튜브 관리 담당자는 “비엔날레와 관련해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추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4월 9일부터 비엔날레 홈페이지 ‘많이 하는 질문 모음’ 팝업창에 여성이 손가락을 뒤집어 오른쪽 눈에 대고 있는 그림을 넣었다.
하지만 이 그림과 관련해 ‘일베 인증 손모양’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확산됐다. 일베 인증 손모양은 엄지와 검지를 둥그렇게 말아 일베의 자음을 표현한 손동작으로 비슷한 손모양을 사용하면 항상 논란이 되곤 했다.
5만 4000여명이 가입한 문화·예술 전문 블로그에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일베 논란’ 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해당 제스처는 팝업 내용과 전혀 무관한 제스처이며 더욱이 광주에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광주비엔날레 측에 항의전화가 잇따르자 게시 4일만에 팝업창에서 그림을 삭제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첨부된 아이콘은 무료 제작 사이트 첫번째에 게시된 것을 사용한 것일 뿐, 일베 인증이라는 의식을 하지 못했고 일베 로고와 완전히 다르다”면서 “민원이 들어와 불필요한 논쟁이나 논란의 여지를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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