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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7개 전당포 취재해보니
생활비에 도박 채무 급전 조달
과거 귀금속·명품 브랜드 대신
휴대전화·노트북 등 IT기기 맡겨
절차 간단하고 신용기록 안 남아
젊은 세대 찾는 발길 부쩍 늘어
상당수가 맡긴 물건 안 찾아가
고질적인 취업난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전당포(典當鋪)를 찾는 ‘2030’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직업을 갖지 못한 MZ세대들의 경우 신용이 낮아 은행을 이용하기 힘들다보니 단기 급전 조달 창구로 전당포를 찾고 있다.
금융업의 발달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전당포들이 급전이 필요한 MZ세대들 때문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웃픈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지역 7개 전당포 주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전당포를 찾는 젊은층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리는 사금융업의 일종이다. 최근에는 MZ세대 고객들이 늘면서 명품이나 휴대전화·태플릿·노트북 등 고가의 IT 기기가 주 거래 품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상호에 ‘IT’를 넣어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전당포까지 등장했다.
젊은층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복잡한 은행 절차 없이 물건만 맡기면 돈을 빌릴 수 있는데다 신용 기록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1~3개월 급전을 이용하는 터라 월 1.66%의 이자율도 이들에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광주시 동구의 한 전당포 업주 A씨는 “지난해부터 젊은층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면서 “최근 손님의 95%가 2030이며 10대들도 찾아왔다가 나이 제한 때문에 돌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광산구의 한 전당포 관계자 B씨도 “대학 등록금 때문에 본인 명품 백과 노트북을 맡긴 20대 여성도 있었고 도박을 위해 여러차례 방문해 물건을 맡겼다가 결국 회수하지 못하고 간 젊은 남성도 있었다”며 “모두 ‘급전’이 필요해 전당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 월산동의 ‘착한 전당포’의 경우에도 하루 방문객의 절반 정도가 젊은층이다.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맡기는 물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귀금속과 명품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IT기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착한 전당포 관계자는 “중·노년층은 금이나 명품 시계를 맡기는 반면 2030은 비교적 저렴한 IT 기기를 맡기고 회수율도 낮다”고 설명했다.
전당포들은 보통 감정 후 물건 값의 60~80% 금액을 빌려주고 있다. 최근 고가의 최신 휴대전화를 맡기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최신 기종이 자주 변화되고 감가상각이 커지는 편이라 감정가격의 60%를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래도 워낙 고가인 경우가 많아 100만원까지도 빌려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맡기는 경우까지 있다.
동구 전당포 업주 C씨는 “젊은이들이 급전이 필요한 경우는 등록금부터 생활비까지 다양하지만, 도박중독이 많다”고 귀띔했다.
C씨는 “휴대전화를 담보잡을 경우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는데 대부분 해외 도박 사이트 접속 기록이나 도박 어플 등이 깔려있다”면서 “지난 2월 20대 남성이 밤늦게 찾아와 휴대전화를 맡기고 70만원을 빌려간 이후 가방과 시계, 자가용까지 맡기며 총 1000만원 가량을 빌려갔다. 알고보니 도박 중독으로 인해 빚이 쌓여 채무관계가 복잡했던 청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층들이 맡긴 물건은 대부분 찾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분증을 도용해도 알 수 없고 복잡한 절차가 없다는 이유로 전당포를 악용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남구의 한 전당포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맡긴 뒤 분실신고를 해 지능적으로 물건을 되돌려 받으려는 학생도 있었다”면서 “고등학생이 신분증을 도용해 휴대전화 3대를 맡기고 돈을 빌려가려 했던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30세대가 다양한 생활고를 이유로 벼랑 끝에 몰려 전당포를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임을 방증하는 지표”라며 “2030들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생활고 등에 시달리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직업을 갖지 못한 MZ세대들의 경우 신용이 낮아 은행을 이용하기 힘들다보니 단기 급전 조달 창구로 전당포를 찾고 있다.
금융업의 발달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전당포들이 급전이 필요한 MZ세대들 때문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웃픈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지역 7개 전당포 주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전당포를 찾는 젊은층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리는 사금융업의 일종이다. 최근에는 MZ세대 고객들이 늘면서 명품이나 휴대전화·태플릿·노트북 등 고가의 IT 기기가 주 거래 품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상호에 ‘IT’를 넣어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전당포까지 등장했다.
젊은층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복잡한 은행 절차 없이 물건만 맡기면 돈을 빌릴 수 있는데다 신용 기록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1~3개월 급전을 이용하는 터라 월 1.66%의 이자율도 이들에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광주시 동구의 한 전당포 업주 A씨는 “지난해부터 젊은층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면서 “최근 손님의 95%가 2030이며 10대들도 찾아왔다가 나이 제한 때문에 돌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광산구의 한 전당포 관계자 B씨도 “대학 등록금 때문에 본인 명품 백과 노트북을 맡긴 20대 여성도 있었고 도박을 위해 여러차례 방문해 물건을 맡겼다가 결국 회수하지 못하고 간 젊은 남성도 있었다”며 “모두 ‘급전’이 필요해 전당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 월산동의 ‘착한 전당포’의 경우에도 하루 방문객의 절반 정도가 젊은층이다.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맡기는 물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귀금속과 명품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IT기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착한 전당포 관계자는 “중·노년층은 금이나 명품 시계를 맡기는 반면 2030은 비교적 저렴한 IT 기기를 맡기고 회수율도 낮다”고 설명했다.
전당포들은 보통 감정 후 물건 값의 60~80% 금액을 빌려주고 있다. 최근 고가의 최신 휴대전화를 맡기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최신 기종이 자주 변화되고 감가상각이 커지는 편이라 감정가격의 60%를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래도 워낙 고가인 경우가 많아 100만원까지도 빌려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맡기는 경우까지 있다.
동구 전당포 업주 C씨는 “젊은이들이 급전이 필요한 경우는 등록금부터 생활비까지 다양하지만, 도박중독이 많다”고 귀띔했다.
C씨는 “휴대전화를 담보잡을 경우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는데 대부분 해외 도박 사이트 접속 기록이나 도박 어플 등이 깔려있다”면서 “지난 2월 20대 남성이 밤늦게 찾아와 휴대전화를 맡기고 70만원을 빌려간 이후 가방과 시계, 자가용까지 맡기며 총 1000만원 가량을 빌려갔다. 알고보니 도박 중독으로 인해 빚이 쌓여 채무관계가 복잡했던 청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층들이 맡긴 물건은 대부분 찾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분증을 도용해도 알 수 없고 복잡한 절차가 없다는 이유로 전당포를 악용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남구의 한 전당포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맡긴 뒤 분실신고를 해 지능적으로 물건을 되돌려 받으려는 학생도 있었다”면서 “고등학생이 신분증을 도용해 휴대전화 3대를 맡기고 돈을 빌려가려 했던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30세대가 다양한 생활고를 이유로 벼랑 끝에 몰려 전당포를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임을 방증하는 지표”라며 “2030들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생활고 등에 시달리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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